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과일
난 과수원집 셋째 딸이다. 얼굴도 안 보고 시집도 간다는데….. 외국인과 결혼을 했으니….. 우리 엄마 혼수도 못 받았으니, 실망하셨으리라. 6남매 집에서 사과를 유일하게 즐겨 먹는 아이는 막내딸 나였다. 집을 떠나 외지에 살 때 가장 서러웠던 것은 사과를 맘껏 먹지 못하는 내 신세. 시장에 가서 시과를 하나 사려는데 얼마나 비싸던지. 그렇다고 부모님 열심히 농사지은 시과를 얄미운 큰오빠처럼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는 도둑놈 같은 행동은 하기 싫었다.
아빠랑 사과파이를 해 먹던 기억이 난다. 삥을 무지 좋아하셔서 막내딸이 만든 이 애플파이는 좋아라
하셨다.
아침에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에 우산이라도 들고 가라고 다그쳐도 그냥 가던 막내가 비를 헤치고 부랴부랴 집을 들어온다. 흠! 맛있는 냄새 엄마! 하머 반기니
아이의 들뜬 스리에 내 맘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