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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Jan 24. 2024

77. Unexpected event

Part one -버림받는 아이들

이틀 비행 스케줄 짐가방이 무겁다. 오랜만에 비행을 나오니 이것저것 잊어버린 것이 없는지 분주히 필요 없는 것을 많이도 가져왔다. 비상약까지 이젠 나이가 드는지 걱정이 쓸데 없이 많다.


오랜만에 인도친구 누시와 비행을 하게 되었다. 나이도 같고 쌍둥이 14살 아들을 둔 엄마로서 아이들 이야기로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남편들의 갱년기와 우리들의 갱년기이야기만 하더라도 하루가 모자란다.


16세 작은딸과 싸운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도 아들 둘의 게으름이 끝장을 본다고 서로 누구 자식이 더 나쁜지 겨누듯이 수다를 한참 떨고 나니 왜 가끔 일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알 것 같다.


혼자서 여행하는 두 남자아이들이 탑승을 한다. 13살과  11살 남자형제이다. 마지막 비행이어서 아이들이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한지 곯아떨어졌다.


플로리다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오는 거리는 거의 한국을 가는 거리이다. 비행시간은 6시간이지만, 아이들이 경유를 하고 오는 길이라 거의 10시간을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아빠를 만나기로 되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는 이혼을 한 상태로 아이들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부모님을 보게 된다.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고 요즘 새대에 이혼이 뭐 대수겠냐만은, 미국은 워낙에 넓으니 사실 아이들이 개고생이다.


3시간의 시차를 생각하면 플로리다 시간으로는 거의 밤 11시이니 아이들이 피곤할 것이다. 그나마 엄마가 간식거리를 많이 싸주었다고 한다.


아이의 인계를 누시가 맡아서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의 가방을 챙겨주려고 아이들을 꺠웠다. 큰형이 나에게 뭔가를 속삭인다. 뭐라고? 잘 안 들려?


비행기 엔진과 분주히 일어나는 승객들의 소리에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얘들아, 일어나. 이제 도착했어”


“ 안 가요. 가기 싫어요 “


”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가 기다리잖아. 이제 가야 해 “ 순간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 당황스러운 건지 싶어 기다려주기로 했다.


” 괜찮아? 이제 깼어? 이제 갈 시간이야 “


”가기 싫어요. 아빠 보기 싫어요 “


순간 아빠가 싫다는 소리에 다시금 되물었다. ” 아빠가 왜 싫어? 싸웠어? “


” 아빠가 나쁜 짓을 했어요 “


”????? “


어린 동생이 내게 속삭인다. ” 아빠가 옆에 앉으라고 하고 내 손으로 자기 성기를 만지게 했어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언제? 어디서? 엄마가 알아? “


” 재작년 여름에 제 동생에게 그랬어요. 엄마도 알아요. 그런데 엄마가 무조건 아빠한테 가야 한다고 해서 비행기 탔어요. 아빠 보기 싫어요 “


승무원이기전에 엄마로서 부모로서 이런 말을 듣다니 상상도 못 했던 상황이다. 모성애 본능과 승무원의 직감이 발동하는 순간이다.


기장과 뉴시에게 즉각 상황을 전달하고 고객 상담 전문 직원을 즉각 호출을 하였다. 아이들에게 더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질문을 하려고 다시 아이들을 붙잡고 질문을 하였다.


이런 경우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스라이팅이 되었거나 엄마나 아빠랑 살고 싶어 일부러 지어낸 경우도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도 차분하게 아주 상세히 설명을 하고 있다. 엄마의 직감과 승무원의 오감이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 엄마에게 이런 사실을 얘기했어? “


” 네. 엄마가 그때 경찰에 신고했는데 아무 일도 없게 처리됐어요 “


” 우리에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아주 용감히 말해줘서 고마워. 동생을 보호하려는 너의 마음이 참 고마워 “


아이들은 차분하다. 이런 상황이 익숙하듯 아이들이 아이들 같지 않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재촉을 하는 것은 잔인하다고 생각되었다.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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