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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r 11. 2023

27. Cindy

숫자에 길들여진 여자

“One, two, three, four, and five!  I am opening the door!” 브라이언은 순간 등을 돌리고 난 기내 화장실 문을 열었다.


앞 좌석 중간에 앉아 있던 여성이 화장실을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매우 화가 난 유태인 할머니가 손녀 똥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데, 10분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을 한다. 기내 앞 화장실에 만 있는 기저귀 테이블을 사용하려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나와 마주쳤다.


난 앞에서 일하는 브라이언에게 확인을 하러 갔다. 한참을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일단 노크를  하고 생사를 확인했다. 아주 가끔 응급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녀가 “잠시만”이라고 응답을 한다. 다시 더 5분 정도 기다렸는데 그녀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일단 기장들에게 착륙까지 얼마 남았는지 확인을 했다. 10분 정도라고 한다. 그럼 이젠 문을 열어야 한다.


브라이언은 혹시나 그녀가 옷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으면 어쩌냐고?  기겁을 한다. “걱정 마. 문을 열거라고 경고를 할 거야”  안전을 대비해 승무원들은 밖에서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다.


숫자를 아주 천천히 세고 그녀에게 경고를 했다. 문을 여는 순간 1초간 사이 본 광경은 예상밖이었다.  그녀는 다시 문을 잽싸게 닫아버리고 잠근다.


다행히 그녀는 옷을 입고 있었고, 기내 화장실에 자기의 물건들을 다 꺼내어 장식물 늘어놓듯이 놓았고,  그녀가 전화기를 두드리는 순간에 문을 연 것이다.


일단 기장에게 보고를 하고 그녀를 강제로 꺼내기로 상의를 했다. 그녀 옆에 앞 좌석에 앉아 있던 남자 승객에게는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혹시나 그녀가 저항을  할 것을 대비해서였다. 승객들의 눈길이 우리에게 쏟아진다. 착륙 삼분정도 전일 것이다.


그냥 화장실에서 착륙하게 둘 수는 없었다. 그녀의 손목에는 자해의 상처가 있었고, 혹시라도 착륙이 잘못되면 그녀의 안전이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다치기라도 하면 정말 더 골칫거리가 생긴다.


브라이언은 키가 183 정도 되는 건장한 흑인 승무원이다.  난 그에게 내가 다시 문을 열면 그녀를 뒤에서 잡고 꺼내라고 했다.


그렇게 난 다시. “ I am sorry. I am going to count up to five and will open the door. One, two, three, four, and five.”  다행히 브라이언은 돌아서는 그녀를 뒤에서 잡아서 번쩍 들어 자리에 앉히고, 난 재빨리 그녀의 벨트를 잡아당겨 앉혔다. 그리곤 ” Sit down, Don’t move.”  


그 순간 착륙 1분 전이다!  우리도 재빨리 앉아서 벨트를 매는 순간 착륙을 했다.


그녀는 앞뒤로 몸을 흔들면서 가방을 달라고 조른다. 난 그녀에게 ” Please don’t move. I will get your purse. Stay seated.” 명령조로 강하게 움직이지 말고 앉아 있으라고 반복을 했다.


기장은 이미 경찰들과 매니저들을 대기시켰다. 그녀의 물건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우린 승객들을 먼저 내리기로 결정했다.


건장한 두 명의 경찰이 그녀에게 일어서라고 하는데 그녀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거부를 한다.


잠시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휠체어를 매니저에게 준비하라고 했다.


Me: what’s your name, mam? Do you have any I.D? 그녀에게 혹시 신분 중이 있냐고 물었다.

Her:  Cindy

Me: Cindy, I like to know who you are meeting with today.

Her: Mike!

Me: Mike? Is that your husband?

Her: Yes.

Me: Mike is waiting for you outside. Do you see that wheelchair? Can you get up when we count to three? We will take you to meet Mike.

Her: One, two, three

(숫자 셋을 세고 휠치어에 앉으면 마이크를 만날게

해줄 거야 “!


그녀는 우리가 숫자를 세기도 전에 스스로 숫자를 세면서 일어섰고, 휠체어에 앉았다. 남편을 만나게 해 준다는 소리에 마음이 풀린 것이다. 아님 내가 부르던 숫자에 벌써 길들여진 것일까? 우리 아이들 훈육할 때  쓰는 방법이다.  매니저는 경찰들과 같이 그녀를 에스코트해서 데려갔다. 마이크가 제발 기다리고 있기를.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우린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정신불안이 있는 승객이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나의 리포트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렇게 반복되는 숫자를 써가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할 사연을 제출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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