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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r 11. 2023

28.승무원이 생각하는 친구

1분의 여유

승무원 친구가 어느날 인스타에 팔로어 신청을 했다. 난 거절 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문자 메세지 한장 보냈다. 친구신청 하지말라고.


자주 보는데 무슨 팔로우 신청을 하냐고. 또 다른 이유는 그친구는 쓰잘데기없이 아무나 친구들이 너무 많다. 겉할기로 아는 친구들이 많다.


난 오로지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친구 신청을 거부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싫은것은 아니다. 단, 친구라면 적어도 서로 직장외에서 뭔가를 공유를 해야 하는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한 친구는 왜 페이스북 아이디가 없냐고 묻는다. 난 페이스북을 트럼프 대통령 선거 이후 차단 시켜버렸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쓰잘데기없이 친구 신청이 너무 많고 필요없는 정보를 공유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승무원들은 서로를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활용한다. 스케줄 변동이 자유로우니 매달 자기 스케줄을 공유하고 변경하고 서로 도와주기도 하니 어쩔수 없이 겉핥기 정도의 유대감을 쌓아야지 내 삶이 편해진다. 유난히 정이 많아 선을 넘는 수준의 친절함을 가지면 상처 받기 쉽다.


미국 승무원들은 개인적인 성향도 강해서, 같이 비행을 하면서  즐겁게 비행하고 친해지더라도, 다시 그 친구를 몇달 또는 몇년 안보는 경우가 많다. 그럼 또 잊어버린다. 그렇다고 왜 전화가 안오는지, 안부를 묻지 않는다던지 이리저리 기대를 하면 실망감과 서운함만 늘어난다.


승무원들은 비행선호 시스템이 있다. 자기와 잘 맞는 친구와 항상 비행하는 사람들, 괴짜라서 아무 스케줄이나 돈만 벌면 되는 승무원들, 장거리 출퇴근 스케줄에 맞춰서하는 승무원들, 쉽고 짧게 당일치기만 하는 승무원들, 가는 곳만 가는 승무원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비행 스케줄을 정한다. 다들 나름의 이유로 인해 친구라고 사귀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학교 다닐때 처럼, 공부반, 선도반, 노는 애들, 운동하는 애들, 예술반 그리고 그냥 그렇게 튀지 않게 학교 출석 하는 애들. 똑 같다.


승무원들은 3일 4일 같이 비행하고, 내려서 퇴근을 하고 나면 연락을 안한다.  아무리 즐겁게 쇼핑도 하고 저녁도 먹고 하루종일 비행을 같이 해도 친구라고 부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 언제 볼지 모르니까.


그렇다고 승무원 친구가 없는건 아니다. 나의 삶에 충분히 영향력을 끼칠수 있는 친구들이 승무원들이다. 우리는 같은 승무원이라서 친구가 되지는 않았다. 서로에게 개인의 시간을 소비할 정도로 노력해서다. 진심이 확인이 되어서다.


쉬는 날에 만나서 밥도 먹고, 여행도 가고, 취미 생활도 해보고, 토론도 하고, 가족들도 만나고 그렇게 많은 개인의 시간을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난 언제나 좋은 날이던 슬픈 날이던 시간을 써 주는 사람들이 제일 좋다. 단 1분이라도 내 생각이 나서 아주 가끔 안부 인사도하는 그런 사람들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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