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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r 12. 2023

29. 눈치 Nunchi

묻지마

“ So nice. Is that your son who is helping you with your bag?”  한 중년의 남자분이 큰 테가 두른 선글라스를 끼고 앞 좌석에 앉는다. 아들 같은 한 청년이

그의 가방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No, that’s my partner. “  난 눈치가 없다.


“ Oh, you are going on a business trip?.”


“No, that’s my partner.”


오마이것! 실수다.  그들은 게이 커플이었다. 가끔 이렇기 실수 아닌 실수를 하게 된다. 조금 덩치가 큰 여자분들을 보면 언제 아이가 태어나요! 하면서 호들갑을 떨다가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 때도 있다.


승무원들도 다양하다. 트렌젠드 승무원이 있는데 성격도 좋고, 친절해서 같이 비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는 예전의 남성 골격이 뚜렷이 있어 때론 남성위주의 기장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받기도 한다.  가끔은 무례한 승객들이 여자야? 남자야? 하면서 수근거리기도 한다.


갓난아기를 데리고 두 남자가 탑승을 하는데 아기가

보채고 있다. 일단 좌석을 확보해 주고 아이를 같이 달래 주려고 하는데, 뒷좌석에 있던 할머니께서 엄마가

어딨어?라고 다그친다.  이 둘은 게이  커플이다.  엄마가 없다고 눈치를 주는데, 할머니께서는 계속해서 두 사람을 다그친다. “ 엄마가 아기를 데리고 다녀야지. 엄마가 없어서 아이가 울잖아. 엄마 어디 있어?”


그 두 아빠는 무슨 변명을 할까 난감해하는데 나의 한마디에 그냥 웃음으로 넘겼다.  “ 엄마가 뭐 필요해요? 잘난 아빠가 둘인데? ”


할머니는 그제야 눈치를 채신 것 같다.


중국인 가족들이 탑승했다. 영어를 하지 못해서 유일한 동양인을 보니 반가운지 중국말로 무언가를 물어보는데 난감했다. 다른 동양인이 있는지 기내를 둘러보고 있는데 기내 중간에 금발의 백인 아줌마가 중학생처럼 보이는 두 딸과 함께 나를 부른다. 자기 딸이 중국말을 잘한다고 한다.  그 아이는 수줍은 표정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한다. 아이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을 너무 서두른 미안함이 생겼다. 아이는 중국말을 유창하게 했다.


비행을 나가면 하루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다. 사람 구경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 그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나도 조금씩 성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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