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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r 15. 2024

79. 99세 인생

100세가 되는 날까지

연세가 조금 들어 보이는 여자분이 여러 가방을 양쪽으로 메고 끙끙대며 탑승을 하신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곱다.


“ 무슨 짐이 이렇게 많으세요?”


“ 아! 나와 엄마 짐인데 엄마가 지금 곧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데 혹시 화장실을 먼저 사용해도 될까요? “


”  아 네! 그럼요. 제가 도와 드릴 꼐요. 일단 짐을 올리세요. 엄마요? 당신도 연세가 지극히 보여 당황하여 물었다.


“ 99 세세요.“


오 마이갓! 곧 100세가 되시는 것이다. 특히 요즘 90세가 넘으신 노령의 여행객들을 자주 본다. 혼자 여행을 할 정도로 두 다리 튼튼하시다고 행군을 하는 모양새를 보인 98세의 할아버지도 기억이 난다.


“ 엄마를 라스베이거스에 데리고 갔는데 얼마나 잘 걸으시던지, 재밌게 놀았어요”


“ 혹시 할머니 슬랏머신 게임 하셨어요?”


“ 물론이죠., 다행히 조금 따셨어요.”


곧 휠체어에 타신 분이 오신다. 할머니에게 미리 100세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하니, 딸을 쳐다보며 놀라신다.  “뭐 하러 그런 이야기를 했어? 자랑거리도 아닌데….” 하시며 딸에게 핀잔을 주신다. 부추기려고 팔을 벌리니 괜찮다며 뿌라차신다.


‘ 할머니! 제가 호기심이 많아요. 따님에게 이것저것 물어서 그런 거예요.”


할머니가 그제야  미소를 지으시며 “ 나이 100세 되는 게 뭐가 자랑이라고 아직 안 죽고 딸 고생시키는거지 뭐” 하신다.


우리 엄마들은 항상 자식들을 걱정이시다. 국적에 관계없이 엄마들은 그렇다. 100세가 되어도 70이 넘는 자식 걱정을 먼저 하신다.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가 그런 말을 할떄마다 빈말인 듯 들으면 속상하고 섭섭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부모가 자식을 보살피며  자식이 부모를 보살피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환경에 따라 형편에 따라 그러지 못한 부모는 무능력한 부모가 되고 그러지 못한 자식은 불효자가 된다.


100세까지 살 것 같은 엄마는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셨다. 엄마도 살아생전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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