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yover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질 않는다. 뭔가 찜찜하고 찌뿌듯한 것이 운동을 죽어라 하고 난 후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다.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나서도 가슴이 후련하지 않다.
개꿈을 꾸고 나니 더 찝찝하다. 언젠가 이런 감정을 느낄 때면 꼭 무슨 사고가 난다. 요즘은 뉴스를 보는 것도 일부러 피할 정도다. 그냥 민감한 일들이 많아서 그런가?
오늘은 덴버 기장들이랑 비행을 마치고 덴버에 새로운 다운타운 호텔에 지내는 일정이다. 부기장이 뜬금없이, “ 오늘 뉴스 봤어?”
다들 갸우뚱하며 오늘은 또 뭔 난리가 났을까? 이젠 놀라지도 않는 표정들이다.
“ 아메리칸 승무원이 칼에 찔려 죽었어” 뭐? 왜? 누구랑 싸웠나? 어디서? 모두들 승무원이라는 단어에 호기심이 발동한 것 같다.
“ 덴버 다운타운 호텔에서 칼에 찔려 죽었대 “ 뭐 가짜 뉴스야? 호텔에서? 뭐 하다가? 술 취했나?
” 베테랑 승무원인데……“ 난 그의 설명을 기다릴 인내심이 없어 얼른 뉴스를 들춰보았다. 그 승무원은 70대의 베테랑 승무원이다. 비행을 마치고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난 후 쇼핑을 가려다 ” 묻지마“ Senseless Crime 칼부림을 당한 것이다. 그냥. 이유 없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향하여 칼부림을 한 남자는 정신질환 또는 마약중동자일것이다.
그리 불안한고 잠이 오질 않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물론 호텔이 문제는 아니지만, 아메리칸 항공사는 호텔을 공항 근처로 바꾸었다. 환화게 웃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남일 같지가 않다. 많은 승객들은 그녀의 웃음을 다이상 볼 수가 없다. 지난 35년간 옷깃을 스친 동료들은 슬픔을 감출 수가 없다. 실망감과 좌절감 그리고 두려움이 겹치는 순간이다. 왜? 왜 그랬을까? 승무원으로서 지나간 자리가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그 자리에서 준비 없이 그렇게 당해야 했는지. 그녀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산 사람들은 이런 말 도 안되는 상황을 보며 “쯧쯧” 몇 마디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오늘은 그녀를 위해 다시 한번 크게 웃으며 승객들을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