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ease don’t touch, pull or poke me”
“ Please don’t touch, pull or poke me! Please use your words”
지나가는 나의 옷을 붙잡고 당기거나 때론 급한 마음에 강약조절이 안되어 자기도 모르게 승무원을 탁! 하고 치거나, 또는 손가락으로 가장 민감한 옆구리를 치는 승객들이 있다.
승무원들이 아마도 가장 싫어하는 승객들의 행동일 것이다.
점심을 먹으려고 샌드위치를 꺼내 한입 무는 순간 갑자기 한 승객이 내 옆좌석에 앉는다. “ 점심을 늦게 먹네요?”
순간 당황하여 뭐라고 할 말을 잃었다. “ 아 네” 머릿속에서는 이미 오만가지 욕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으로 승무원 좌석에 앉을 생각을 했지? 아 미친놈! 지금 순간 세상에서 제일 싫은 놈! 밥 먹을 때는 개도안건드린다는데, 눈치 없이 밥 먹고 있는 승무원한테 쓰잘데없이 말 거는 승객들이 있다.
칵테일을 한잔하고 나니 왠지 용기가 생겨 나에게 말을 걸며 추근 대는 것이다. “ 죄송하지만, 여기 앉으시면 안 되는데요”
“ 아 그래? 그럼 일어서야지 “ 근데 이 눈치 없는 승객은 자기 자리로 갈 생각을 안 한다. 나머지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씹어가며, 쓰레기들을 정리하는척하며 대화를 계속 이어간다.
” 비행 오늘 많이 했어요? 언제 끝나요? 어디 살아요? “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대화거리다. 하루에 얼마나 나에게 이런 똑같은 질문이 들어오는지. 그리곤 물어보지도, 관심도 없는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 주절 대며 쏟아붇는다.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는지, 자기가 무슨일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귓구멍을 막아버리고 듣는척 하며 그냥 고개만 끄득였다. 누가 물어 봤냐구요? 제발! 그만!
마지막 한입 남은 샌드위치를 처넣고 목이 콱! 막힐 것 같아 물을 급하게 마시는척하며 그의 질문에 친절히 대답을 해줬더니, “어머 점심 천천히 맛있게 먹어요 “ 하며 돌아간다. 아! 씨부렁! 저 혼자 침 퉈겨가며 떠들고 간다.
밥 다 먹고 난 후에 그러면 어쩌자고? 짜증이 난다. 그렇게 눈으로 그의 뒤통수에 욕을 잔뜩 하며 기내 뒤에 있던 동료들에게 가서 불평을 하며 경고를 하고 있는데, 아니 그 승객이 이젠 기내 뒤편으로 오는 것이다. 다른 동료들에게 주의를 주고 다른 승객들을 돌봐야 한다며 자리를 피했다.
눈치 없는 그는 아예 승무원들의 기내 조리실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서서 동료들의 대화에 끼어 들려고 안감힘을 쓰고 있다. 동료들은 서로의 눈깔을 돌려가며 욕을 하고 있다.
간신히 빠져나와 기내 앞 조리실로 와서 기장들에게 호출을 하였다. “ 혹시 안전벨트 경고등 다시 켜줄 수 있어요? “
” 왜? 무슨 일이 있어요? “
”술기운인지는 몰라도 한 승객이 자리에 앉지 않고 계속 돌아가며 승무원들에게 추근대고 있는데, 좌석에 돌려보내고 싶어서요”
“ 뭐? 누구한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 추근 된다는 단어에 기장들은 Defence 모드로 바뀐다.
” 아니, 그 정도는 아닌데, 쓸데없는 말을 자꾸하고 좁은 조리실에 계속 서 있어서 우리가 휴식을 취할 수가 없어요. “
” 오케이! 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위하여 지금 좌석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과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 1초 만에 기장은 해결을 해주었다. 다행히도? 기류이상으로 기내도 흔들리는 상황이 생겼다.
그제야 그 승객은 눈치를 보며 좌석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동료에게 일부러 기장에게 경고등을 켜달라고 했다니, 다들 깔깔대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제발! 꼭 필요한 일들이 아니면, 승무원들의 유일한 휴식 공간인 좁은 조리실에서 요가를 하거나, 쓸데없는 말을 걸지 마시오. 특히 당신의 배뇨 작용에 대한 정보를 나누지 마세요. 왜 오줌을 쌀 것 같다는 둥, 가스가 찼다는 말들을 하지요? 승무원들의 조리실은 그들의 식탁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