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가 되고 싶어요.
그날 하루 마지막 남은 짧은 비행이었다. L.A 에 도착하면 뭘 먹을지를 생각하며 동료랑 기내 뒤편에서 수다를 떨면서 승객의 탑승을 기다 리고 있었다.
모델 같이 키가 크고 멋진 베레모 모자에 옷차림도 깔끔하게 입은 잘생긴 젊은 동양남자아이가 나와 눈을 마주친다. 아마도 갓 졸업한 고등학생? 굳이 기내 뒤편 앉는다. 우리 항공사는 먼저 도착 한 사람이 좋아하는 좌석을 찾으면 된다.
“ What’s wrong with other seats? you passed all of them?” 왜 굳이 다른 좌석을 지나치고 뒤편에 왔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그는 앳된 웃음을 지으면서 ” I want to sit where you are” 네가 있는 곳에 앉고 싶어라고 한다.
“ Okay! it’s your lucky day, buddy! I am the nicest one here” 가끔은 이렇게 승객들과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생각지 못했다.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기내서비스로 분주한 사이 그 아이는 쫓아다니듯이 나와 눈을 마주친다.
“ Do you have any questions?”
대뜸 건네는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 누나, are you Korean?”
“아 네! 한국인이세요?” 반갑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니 ” oh sorry I can’t speak Korean well enough”“ 어떤 사연인지 궁금했다.
아기 때 입양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 한국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 난 정말 난감했다. ” 누나! 누나, 저한테 누나 해주면 안 돼요? “ 하는 그의 표정이 천진난만했다.
나중에 한국 시민권을 따서 카투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너무 짧은 비행으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어 아쉬움이 든다. 자라 온 환경이 궁금 해졌다. 굳이 왜 이아이는 한국인으로 다시 살아가고 싶다고 하는지. 자기를 버린 한국을, 엄마가 그리웠을까? 슬펐다.
별의별 승객들이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나눠 주지 않는 철칙이 없더라면 그 아이를 도와주고 싶을 정도였다.
난 아직도 그 아이가 마음에 걸린다. 그는 멋진 카투사가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