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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Feb 18. 2023

4.Karma is a bitch!

담배꽁초

I smell cigarette. 동료 승무원이 기내 서비스를 마치고 뒤편 주방으로 오면서 귀속에 말한다. 좀 전까지 화장실에서 수없이 변기를 내리 던 20대 초 여자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사실 그 여자는 인디애나폴리스로 가는 3시간 내내 승무원 호출 버튼을 수십 번 누르던 여자다. 샴페인 몇 잔 마시고  커피도 계속 주문을 하면서 크림을 수십 개를 달라고 요청을 하던 승객이다. 앞에서 일하던 동료가 골칫거리 승객이라고 불평을 하고 있었다. 주변 승객들도 불편한 기색이었다.


좀 전에 여러 번 변기를 내려서 어디 아프냐고 묻기도 했다. 아 차 싶었다. 설마 머리를 변기에 박고? 가끔 그런 승객들이 있다. 어떻게 그런 머리는 잘 돌아가는지.


“Are you sure?”  난 동료 승무원에게  재차 확인했다.

“Yes, I do smell it.”


일단 기장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알리고 혹시 화재경보 버튼이 울렸는지 확인을 했다. 다행히 없다고 한다. 여자 승객에게 다가가 잠시 기내 뒤편에 울 수 있냐고 양해를 구했다.


Me: “ I am sorry I was wondering if you ever smoked in the lavatory?

Her: “ oh no.” 연기를 그리 잘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Me: “ well, my crew smelled the cigarette when you walked out.”

Her: “ oh no, I smoked before I got on the plane.”

그녀는 주머니를 비우는 시늉을 하면서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이럴 땐 그냥 직설적으로 물어야 한다. 수수 깨기 풀듯 질문을 계속하면 빠져나가는 거짓말을 더 할 것이다.


Me: “ well, this is an emergency issue. I want you to be honest with us. A cigarette butt can cause significant danger for all of us. Where did you throw the cigarette butt away? Did you flush it? We need to find it and report it to the pilots immediately. “

Her:” Yes, I am so sorry. Am I in trouble?

난 속으로 “  Yes! crazy lady! you could kill all of us” 욕이 입밖까지 나올 뻔 한 상황이다. 참아야 한다.


그녀는 나의 다그치는 목소리에 사실대로 대답을  했다.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는지 담배꽁초를 어디로 버렸는지 확인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작은 불씨가 큰 불씨를 만든다.


Me:” Please return to your seat.”


겁을 먹은 그녀를 자기 자리로 돌려보냈다. 승무원들은 며칠 비행을 하면서 최소 100명 에서 수백 명을 본다. 몇 년 지나고 나면 어디 자리를 깔아야 할 정도로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알아차린다.


기장에게 보고를 하니 도착하면 경찰을 불러줄까 하고 묻는다. 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물론 사고나 알람은 없었지만, 그런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했다.


첫째는 앞으로 기내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없게 경고를 하는 거다.


두 번째는 한번 쪽 팔려 봐라 하는 심정이었다. 몇 분 전까지 얼마나 승무원들을 애먹였는지 은근히 복수도 하고 싶었다. 주변의 승객들도 뭔가를 알아차리고 반가워하는 눈치다. Troublemaker! 한마디로 골치 아픈 승객이었다.


펜과 종이를 건네주고 연락처와 이름을 쓰라고 했다. 우리도 리포터를 써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누가 나오냐고 물었더니 부모님이 마중 나온다고 한다.  얼씨구나 했다. 부모님은 얼마나 황당하실까? 딸이 두 경찰과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도착! 모든 승객들을 잠시 기다리게 하고 대기하고 있던 매니저와 경찰분 두 분이 탑승을 했다. 그 승객은 먼저 에스코트해서 내렸다. 승객들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공감의 박수를 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무사고 비행!  호텔 가면 다들 한잔 하자고!


남에기 상처나 피해를 주는 행동이나 말을 하면 결국 자기에게 되돌아온다.


누군가가 한마디 한다. “Karma is a b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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