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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Feb 18. 2023

5.사내커플

사랑, 우정 그리고 불륜

사랑!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미국은 사내 커플들에 대한 거부감 보단 오히려 환영을 하는 분위기다. 스케줄이 뒤죽 박죽 되는 상황도 많다 보니 같은 사내 동료들은 서로를 이해해 주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너무 잘 알아서 문제가 되기도 하다. 회사 입장에서도 가족들이 다 같이 일을 하면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느끼고 회사 이미지 마케팅에도 좋다.


부모님과 나란히 출근하는 승무원들과 기장들. 근무한 지 18년이 되니 이제는 손주 손녀들이 입사를 하는 경우도 보게 되었다.


때론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내 불륜도 일어 난다. 사람들은 기장과 승무원들의 불륜이 있는지 가끔 물어본다. 물론 그런 일들도 많다. 한 달마다 바뀌며 나오는 스케줄이 우연히 또는 의도에 의해 똑같은 동료들과 같이 비행을 할 수가 있다. 친구 같은 동료와 호흡이 잘 맞으면 편안하고 재미있는 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호칭이 가벼워서 처음 만났지만 다들 브리핑하는 시간에 친근하게 서로 소개를 한다. 서로 잘 맞는지 파악을 하고 3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대충 계획을 세운다. 잘 아는 기장이나 승무원들과 비행을 하면 서로의 성격을 잘 파악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얼마 전 한동안 소식이 뜸 했던 동료친구와 마주쳤다. 오랜만에 보았는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지난여름 경비행기 사고가 나서 큰 수술을 했단다. 재활을 오래 하고 돌아왔다. 참으로 다행이다. 비행기는 반으로 갈리고 타 버렸는데 다행히 남자친구와 그녀는 무사히 비행기에서 탈출했단다. 남자 친구가 재빨리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큰일이 날뻔했다. 남자 친구는 다른 항공사 기장이다. 구사일생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그녀는 유부녀다. 그 사고로 인해 불륜이 탄로 나고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이젠 굳이 숨길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평상시 부부사이가  좋지도 않았다.


나는 어린아이들과 불규칙한 남편의 스케줄로 인해 초반에는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은것이 아니었다. 워낙에 승무원들이 많으니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동료들과 비행을 할 때가 가끔 있다. 별의별 사고사를 다 듣게 된다.


남편의 친구나 동료들은 내가 승무원이 된다고 하니 아내가 기장이랑 바람피우는 게 걱정 이 안되냐고 묻더란다. 우리 남편은 잘 안다. 기장이 문제가 아니고 쓸데없는 승객들이 문제이고 다른 도시에서 돌아다니다 생길 사고가 더 문제라고 한다. 정답이다. 가끔 추행하는 승객들이 더 걱정이다.  역마살 있는 아내를 너무도 잘 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돌아다닐 테니까.  서로의 신뢰와 존경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을 것이다. 날 믿어주는 남편이 항상 고맙고 존경스럽다.


소설 쓰는 사람들 많다. 뭐 그리 기분 나쁘게 들을 필요도 없다. 한 번쯤은 이런 직업을 가지면 들어 봤을 질문이다. 우린 비행을 마치면  업무가 끝난다. 호텔에 가서 와인 한잔하고 여유 있게 쉬다가, 쇼핑을 가기도 하고, 놀이 공원도 가고, 때론 동료들과 렌터카를 빌려 근처 국립공원이나 스키를 타러 가기도 한다. 사랑이 싹틀 수도 있고, 우정이 생길 수도 있고, 불륜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을 다 색안경을 쓰고 볼 필요는 없다.  내 경험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한 번은 같이 비행하던 기장을 집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했다. 그 기장의 누나가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기도 했다.  워낙에 집에 식사초대를 많이 하니 남편은 언제나 별 거부감 없이 환영한다. 남편과 그 기장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았다. 그 이후 가끔 놀러 오기도 하고 남편 안부를 묻기도 한다. 우린 그렇게 좋은 우정을 간직하게 되었다.


사랑, 우정 그리고 불륜이 생기기도 하지만 서로를 오해하고, 시기하고, 또 왕따를 시키는 몰상식한 일도 생기기도 한다. 기억을 더듬어 앞으로 많은 이야기룰 끄집어 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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