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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Feb 19. 2023

6.텍사스 무법자

문화차이

텍사스, Midland-Odesa. 할 것이 없다. 호텔도 저급이고 굳이 여기를 오는 이유는 어쩌다 비행 스케줄이 쉬워 집에 일찍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한나절 할 비행을 반나절 하고 아침 일찍 집에 도착한다.

일부러 그런 스케줄을 만들어서 가고 싶지 않은 곳도 가라고 하나 보다.


승무원과 기장들에겐 맛집 리스트가 있다. 꼭 뭐 적어 다니는 건 아니지만 우린 맛집이나 재미나는 장소들을 같이 공유한다. 텍사스식 멕시코 음식은 대체로 본토 음식과 가깝기도 하다. 멕시코와 국경이 붙어 있기도 해서 멕시코 사람들이 많이 거주를 한다.


굳이 혼자서 그 맛집을 갔다. 차로 5분 거리에 있다고 해서 호텔셔틀 아저씨가 태워 주겠다고 한다. 멕시코 사람들이 북적인걸 보니 맛집이긴 한가 보다. 동양여자 한 명이 테이블을 차지하니 나를 바라보는 눈살이 따갑기도 하다. 동양여자라서? 아님 여자 혼자 밥을 먹어서? 아님 큰 테이블을 굳이 다 차지해서? 아마도 다 속할 것이다. 텍사스는 문화차이를 가장 많이 느낀다.


엔칠라다를 시켜서 먹고 마가리타도 한잔 했다. 배가 너무 부르고 알딸딸해서 옆에 있는 쇼핑센터를  조금 걷다가 호텔에 픽업 부탁을 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는데 갑자기 기관총을 든 경찰 두 명이

앞으로 지나간다? 뭐지?  쇼핑몰 근처로 갈려고 하니 커다란 경찰차가 내 길을 막는다.


멍청히 서 있는 나를 본 한 경찰이 “Please get inside”

오 마이갓! 부리나케 식당으로 다시 들어갔다. 다행히도 몇십 분 지나서 경찰들이 철수를 했다.  텍사스는 일반인들도 총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으니 경찰들은 항상 무장대비다. 가끔은 다른 나라 같기도 하다.  멕시코를 가도 군인들이 길거리에 항상 기관총을 들고 관광객들이 많이 밀집 한 곳을 순찰한다. 이런 모습들은 이제 익숙해져서 그런지 무덤덤하다.


캘리포니아서 요가 옷이나 체육복을 입는 사람들이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일들을 많이 보던 터라 가끔은 망각한다. 텍사스는 다른 세계다.


식당을 가면 총을 허리에 차고 들어와 밥을 먹는 사람들도 있고, 슈퍼에서도 총을 허리에 차고 아이들과 쇼핑을 하는 분들도 보인다. 집안에 무단 침입해서 오는 강도를 쏘아 죽이면 정당방위가 성립이 되는 주이다.  캘리포니아는 집에 들어오는 강도를 의도치 않게 다치게 하면 주인이 과실치사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미국은 이렇게 주마다 독특한 문화와 법이 있어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할 때도 있다. 의도치 않게.


남편은 혼자 갈 때 어딜 가는지 미리 말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괜히 얘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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