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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Apr 20. 2023

5. Mary

Parisian


Mary는 하얀 이들이 가지런히 보일 정도로  활짝 웃는 모습이 돋보이는 나보다 10년이나 선배인 승무원이다. 참 이쁜 얼굴이다. 그녀는 흑인특유의 밝고 해맑은 웃음을 가지고 있고, 자기의 개성을 잘 살린 센스 있는 패션 감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유쾌한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든  그녀의 맑은 웃음에 행복감이 전파가 될 것이다. Happy Virus!


오랫동안 시카고에서 일을 하다가 생모가 사는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오면서 같이 비행을 하게 되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우린 그렇게 서로에게 끌려 오랜 세월 같이 슬프도 해주고 기뻐해주는 친구사이가 되었다.


그녀는 어릴 때 백인 가족에게 입양이 되었다.  새 가족은 그녀의 입양을 숨기지 않고 생모의 소식을 들으면서 그녀의 성장에 상처가 되기 않게 키워 주었다.  그 후 그녀는 홀로 남겨진 생모를 보살피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그녀는 생모에게 집을 사주었다. 누리지 못한 안정적인 삶을 사시라고. 아픈 상처가 많은 그녀는 친모를 어머니를 돌보면서 용서를 구하고 있다.


Mary는 승무원으로서 철칙을 잘 지키는 모범 승무원이다. 벌써 30년 가까이 승무원일을 하면서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 때문에 가끔 답답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나같이 성격 급하고 직설적인 친구를 착한 사람이라고 칭찬해 주는 따뜻한 친구이다.


어린 나이에 승무원을 시작했을 때에는 꽤나 남자들에게 인기를 끈 친구라고 짐작이 간다. 해맑은 웃음에 해피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그녀의 성격 탓에 잘 나가는 남자들이 줄을 서며 그녀와 만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그녀는 한동안 나쁜 남자에게 잘 빠졌다.


나쁜 남자들이 그녀에게 끌리는 것보다 그녀가 나쁜 남자들에게 끌렸다.  무슨 원리일까? 모성 장애 일까? 그녀는 항상 내게 묻고도 했다.


이젠 좋은 남자를 만나 얼마 전 약혼을 했다. 마침내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다행이다 싶다. 그녀는 오래된 아버지의 유품을  차고 다니고 싶은데, 물건이 남성위주의 디자인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우연히 알게 된 친한 보석 디자이너가 있는데, 감각도 뛰어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쳐줄 수 있으니 가서  상담을 해보라고 소개를 해주었다. 그녀는 그렇게 아버지의 유품을 항상 차고 다닐 수 있게 되어 너무 격해서 눈물이 날 정도라고 좋아했다. 아픈 마음을 조금 달래 줄 수 있어 감사했다.


그녀와 새벽 비행을 하는데, 어느 날 아주 너덜너덜한 일기장 같은 노트북을 꺼내 들고 뭔가를 적고 있다. 뭐 하냐고 했더니, 사촌들과 곧 떠날  멕시코 여행일지를 쓰고 있다. 뜬금없이 그녀는 단 한 번도 유럽과 아시아를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혼자 가는 여행이 두렵다고 한다. 안쓰러울 정도로 그녀는 혼자 있는 것이 두렵다고 한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그녀에게는 한동안 생존의 도구일 뿐 낭만적인 기대감은 없었던 것이다. 그녀의 꿈은 파리를 가는 것이다.


그녀가 파리지엔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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