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1

첫 유럽

by Goodmorning

Paris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고 적게 다닌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유럽은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다. 이유는, 긴 비행시간 때문이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거주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곳 말고는 비행시간이 긴 여행은 가지 않았다.


5시간 이하의 비행시간! 그 정도의 시간이 답답한 비행기 안에서 내가 감내할 수 있고 가만히 앉아서 버틸 수 있는 한계이다.


그럼에도 유럽에 대한 동경은 막연한 숙제처럼 늘 따라다녔다. 한 번은 다녀와야 하는데...

미련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가고 싶은 유럽이 파리는 아니었다. 당연하게 유럽의 첫 문은 체코나 튀르키예가 열 줄 알았다. 파리라는 도시는 내 머릿속 리스트에 존재도 하지 않았었다.


그랬던 내가 파리로 갑자기 가게 된 계기는 작년에 파리 여행을 다녀온 아들과 글쓰기 수업의 강사 때문이었다.

아들은 파리에 다녀온 후 '파리 예찬론'자가 되었다.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걷고 또 걸어 다녔는데도 힘든 줄 몰랐다며 "도시가 예술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섬세하고 재미있게 묘사를 잘하는 아들 얘기를 듣고 조금 호감이 생겼다.

하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도시라는데... 하며 불신의 기운도 버리지는 않은 채.


그러다가 단기로 듣게 된 글쓰기 수업에서 강사가 파리 한 달 살이의 경험을 얘기하는데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이건 뭐, 내 주변인들을 동원해 파리가 날 부르고 있는 느낌?.


가야겠어! 지금까지는 가고 싶지 않은 수십 가지의 핑계를 댔었는데 하루아침에 가야만 하는 수백 가지의 이유가 머리에 떠올랐다.

행동은 스피디하게! 나의 신조다.

바로 티켓예약!

그렇게 2026년이 시작되자마자 추위를 무릎 쓰고 유럽의 첫 문을 파리로 열었다.


온갖 예약과 일정을 모두 남편에게 떠 맡기고 유럽을 가긴 가네 하는 마음만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50대 중반의 나이가 되면 여행지의 설렘은 진즉 갖다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면 좋겠지 하면서도 분주하게 돌아다닐 생각 하면 조금 귀찮은 마음도 함께 따라온다.


날씨 춥다는데 감기 조심하고 열심히 다녀야지! 각오를 다져본다.

지저분하고 인종차별도 한다던데... 하는 불안도 불쑥 올라오고.

그럴 땐 영어로 뭐라고 하지?

문장도 만들어보고.

대차게 해대야지.

전투력도 불살라보고.


불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상이 각오를 전투심으로 전환시키는 마음의 모순을 안은 채 비행기는 날았다.


13시간여의 긴 시간을 예고하며.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