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3

도시가 주인인 곳

by Goodmorning

4일권 뮤지엄 패스를 사용하기 위해 우리 부부는 4일 동안 베르사유 궁전을 비롯해 박물관과 미술관 4곳을 야무지게 돌아다녔다. 더불어 에펠탑과 개선문, 오페라 가르니에, 샹젤리제 거리까지.


하루 평균 2만보씩, 동선을 고려해 파리 시내 곳곳을 두 다리로 더듬고 다녔다.

궁전을 비롯한 박물관, 미술관들규모의 장엄함과 아름다움, 화려함 등등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높은 돔 형태의 천정에 그려진 그림들에 매혹되어 잔뜩 쳐들었던 고개는 벽에 걸려있는 사방의 그림과 조각, 유물을 보느라 360도 회전하였고 다리는 다리대로 바빴다. 어쩌면 살면서 책이나 방송을 통해 많이 보아왔고 익숙했던 것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작업들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패스를 들고 입장하는 곳들, 파리를 대표하며 많이 알려진 곳들이, 내겐 도시라는 거대한 주인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피자 조각처럼 생긴 건물들이 줄 맞춰 자리하고 있는 파리의 건축물들은 그 자체가 도시의 대표임을 위용 있게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주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여러 나라에서 생활도 해봤지만 내가 살았던,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도시의 주인은 늘 사람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파리는 달랐다.

도시가 주인이고 사람은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 같았다.


과거의 파리였을 현재의 파리 속에 잠시 머물다 온 것 같은 느낌.

이번 여행을 대변하는 나의 소회이다.


작년에 재개봉했던 영화 "Midnight in Paris"(미드나잇 인 파리, 2012년 작품)를 재미있게 봤다. 영화 속 파리지앵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변함없는 도시의 모습에 그 영화 속으로 내가 잠시 들어갔다 온 같은 착각이 너무나 황홀한 기분을 부여해 주었다.


건물이 곧 예술작품인 도시!


세련되고 멋진 건축물들과 더불어 그사이를 활보하는 현대의 빠리지앵들!

그들 또한 하루 이만보의 피곤함을 잊게 해주는 거리 풍경 중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하얀 백발에 빨간 더플코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고령의 노인은 박물관의 어느 작품보다도 멋스러워 보였다.


파리를 더욱 파리스럽게 장식하는 또 다른 예술가들 빠리지앵!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