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로서의 충실한 요즘
글이 쓰고 싶었다.
작가들이 한 권의 책을 탈고하고 후기에 적는 글 중 "가슴에 차오른 것이 넘쳐 쓸 수밖에 없었다"는 문장이 내게도 꼭 들어맞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브런치작가에 도전했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처음엔 그동안 쓰고 싶었던 글들, 쏟아내고 싶었던 감정들을 그냥 적어내기 바빴던 것 같다.
감정적이고 순화되지 않은 두서없는 글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조금 부끄럽기도 한.
더구나 리이캣수는 은근한 압박으로 다가오고... 신경 쓰지 말고 쓰고 싶었던 글을 쓰는 거야라는 다짐은 조금씩 흔들리고...
그러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분석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글수와 라이캣 수, 그리고 꾸준하고 오랜 글력!
와...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아휴, 쓰다 힘들면 그만두지 뭐...
이런 마음이었다.
작가님들의 글을 파헤쳐 보고 분석하려고 시작한 '읽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를 이끌었다.
비슷한 결의 글을 만났을 때의 기쁨을 알게 되고
공감의 댓글을 달며 문장에 대해 작은 토론을 하게 되며 작가친구가 있었으면 했던 바람이 이루어진 듯한 충족감이 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곳의 글들엔 내가 직접 나가서 부딪히며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삼라만상의 사회"가 오롯이 담겨있었다.
글을 읽으며 함께 산책을 하고, 세계를 여행하고.
상담의자에 앉아있고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듯한 경험들.
화나고 가슴 아프고, 뿌듯하고, 토닥여 주고 격려해 주고 싶고 마음이 이쁜 글들.
매일 새벽마다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다.
누군가의 삶 속으로.
그 여정에서 옆에 앉은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 본 누군가의 오늘 하루를 듣는 경험.
가만히 손 올려주고 토닥임을 주고받는
위로의 댓글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독자의 역할에 푹 빠져 있는 요즈음이다.
그것이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