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위한 49제
"오늘 Callie를 보내고 왔어.
이젠 진짜 보낸 것 같아."
전화선 너머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담담했다.
친구는 해변가에 사는 30마리 남짓 한 고양들의 엄마다.
냥이들에게 밥과 깨끗한 물을 주고, 아플 땐 약을 먹이고, 수술이 필요할 땐 포획까지 하는 당찬 엄마 노릇을 10년 가까이했다.
그 오랜 시간을 성실하게 부지런히 아이들의 먹이를 챙겼다.
때론, 특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안락사로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아픔과 슬픔에 좌절하고 그만두어야지 라는 다짐도 수없이 했다.
그럼에도 그녀의 발길은 계속 해변으로 향했다. 야생 고양이들임에도 밥 주는 엄마인 줄 알아보고 마중 나오고, 통통해진 배로 다가와 부벼대는 애교에선 마음속으로 수십 번 한 다짐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 오랜 시간 냥이들을 보살피며 철저히 지킨 원칙 중 하나는 집으로 데려오지 않는 것이었다. 가족들과의 약속이었고, 새도 키우고 있었기에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 원칙을 어기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집으로 데려와 친구의 보살핌 속에서 생을 마감한 고양이가 Callie이다.
삼색의 줄무늬가 멋스러운 도도녀이지만,
부비동암 말기를 진단받고 진통제를 먹이는 것 외엔 달리 치료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안락사를 권했다고 한다.
" 살려고 저렇게 잘 먹는데, 내가 무슨 권한으로 저 아이의 목숨을 거두니..."
그날로 Callie는 친구의 침대 아래에 새 거처를 마련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6개월의 동거를 한 후,
햇살 좋은 날 자신이 살던 해변의 반짝이는 모래알이 되었다.
따뜻하게 온기가 감도는 유분을 손안에
감싸 안아 친구는 다시 Callie를 집으로 데려왔다.
49제.
친구는 특정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남은 자를 위한, 죽은 자를 보내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둘만이 아는 동작의 암호들을 회상하고, 더 잘해 주지 못했음을 후회하기도 하며 슬픔의 바닥까지 닿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Callie 가 나고 자란 곳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Callie가 가고 난 다음날,
하늘도 슬프지만 따뜻한 눈물을 조용히 내려주었다.
사족: 친구는 현재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우리의 통화는 많은 시간을 고양이 이야기에 할애했다. 그것이 그녀의 일상이었기에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그로 인해 나 또한 캣맘에 대해 길고양이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만난 적도, 밥을 준 적도 없지만 Calli라는 이름을 불러 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