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 2
고등학교때, 미술을 전공하기로 한 나는
공예과에 가고 싶었다.
미술학원에서 멋진 선생님들은 주로 공예과나 회화과 선생님들이었고, 나도 공예과를 가면 응당 멋져지고 아름다워질 거라 생각했다 (회화과는 만들기보다는 좀 지루하다는 당시의 나의 편견이 좀 있어 아예 지원생각도 안했다.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잘 그리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없는 살림에 비싼돈 들여 미술학원을 보내주신 나의 부모님의 공예과 지원 생각에 정신차리라며 등짝을 날려주셨고 실용적인(한마디로 취업이 잘 되는) 디자인과에 지원하라는 압력아닌 압력을 주셨다.
뭐 나도 디자인에도 어느정도 생각이 있던 터라 크게 고민하지 않고 디자인과에 지원하여 첫해는 재수하고, 두번째해에 학교에 들어갔다.
그 이후는 질풍노도의 2,30대를 보내고
40대의 첫해에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
조금 가난하지만 그럭저럭 살고있다.
가끔 생각이 든다.
정말 공예과에 가면 취업이 힘들었을지, 금수저가 아닌 나는 살아남기 힘들었을지, 아니면 이 모든 것 다 뒤로 제쳐두고 내가 살아온 방식의 문제가 오늘 날 나를 있게한건지 말이다.
후회하는 것은 아닌데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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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손으로 정성스럽게 빚어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보기에도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켜켜이 쌓여진 정성들이 나를 감동시키기 때문일까. 내가 빚지는 못해도 그려서 그 마음을 알고싶고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의 나도, 우리도,
긴 세월이나 짧은 세월 수많은 경험과 시절이 지금을 만들어낸건 아닐까.
삶은, 레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