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곧 기다림이다
믿음이라는 것
참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도 않고, 쉽게 변하지도 않는 그것.
고3 딸이 수능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있으면서 아침에 깨우는 일은 정말 곤욕이다.
본인 인생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싶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나는 그냥 두는 편이다.
하지만 게으름을 인생의 큰 하자로 보는 할머니는
아침마다 딸을 깨우고 싶어 안달이다.
나도 중간에서 역할을 잘하려고
깨워도 보고 달래도 해봤지만,
결국 본인이 마음이 내켜야 일어나는 법.
그저 서로 기분만 상할 뿐이다.
사실 나는 믿음이 있다.
저렇게 자더라도,
정말 중요한 일이 있거나
스스로 느낀 바가 있으면 깨우지 않아도 일어날 아이라는 믿음.
그래서 나는 두고 싶다.
하지만 아침마다 작은 전쟁이 벌어진다.
오늘 문득 운전을 하면서
‘믿음’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딸을 믿는 것은
부모라서 당연히 해야 하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찰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 믿음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도덕적이지 못한 일은 아무리 시켜도 하지 않았고,
어떤 이야기를 하면 내면의 소신을 굳건히 지켰으며,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였다.
그래서 나는 안다.
이 아이가 어느 순간 자기 관리를 할 거라는 것을.
깨우기 싫어서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믿음은 단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말, 행동,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결과물들이 모여 믿음을 만든다.
그러다 문득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믿음직한 사람일까.
물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모든 것에서가 아니라도,
어느 한 부분에서는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믿음은 결국 시간이 쌓아 올리는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