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나의 에너지

by 에메

나는 한 달에 한 번 독서 교육을 진행한다.


어학원에서 독서 교육이라니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선착순으로 모집하면 금세 마감되고, 대기자까지 생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이 프로그램의 진짜 의미는

단순한 인기보다,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관계에 있다.


처음 시작은 원장님의 한마디였다.


“뭔가 프리미엄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팀장님, 좀 생각해 주세요.” [ 그 당시 나는 팀장이었던 것 같다. ]


그 순간은 단순한 지시가 아니었다.

그냥 수업을 하는 것도 벅차던 나에게,

그것은 믿음의 눈빛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믿음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 머리를 싸매며 고민했고,

결국 독서·비전·시간관리법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현재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지만,

그중 가장 먼저 도입된 것이 독서였다.


독서 교육은 단순히 책을 읽는 활동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독서록을 작성하며 성취감을 느꼈고, 나는 그 독서록을 통해 아이들의 진로를 그려보며 함께 성장했다.

책을 설명하기 위해 정독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내 사고도 확장되었고,

무엇보다 내가 읽은 내용을 설명하면서 얻은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모집이 쉽지 않았다.

나의 인기가 독서 워크숍에 가장 큰 요인인데

내가 맡은 반은 상대적으로 우수하지 않았고, 이전에 가르쳤던 반도 학년이 맞지 않았다. 여러 자료와 동영상을 준비했지만 반응은 예전만 같지 않았다.


지난 주말,

지나가는 말로 이번 독서 워크숍은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라는 말을 하니

원장님이 바로


“부장님, 상위반 10분씩 드릴게요. 들어가서 이야기해 주세요.”


담임제 수업에서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 순간 나는 단순한 업무 지시가 아니라, 깊은 신뢰와 따뜻한 배려를 느꼈다.


그 신뢰 속에서 나는 더 열심히 준비했고, 학생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할 때도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들의 눈빛을 보며 프로그램에 대한 피드백을 해줄 때, 나도 모르게 따뜻한 힘이 흘러나왔다.


누군가가 나를 믿어줄 때,

그 믿음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그것이 책임감으로 이어진다.


그러고 보면 책임감은 언제나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지난 일요일은 다음 주 특목 자사고 면접에 앞서

실제처럼 면접을 보는

실전 면접 날이었다.


작년 까지는

2명이 페어가 되어

피드백을 나눠서 주었는데


이번에는

원장님 부원장님

그리고 나

이렇게 반이 한 명씩 들어가는 것으로

그리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나 혼자 피드백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도 됐지만,

그 책임감은

나를 더욱 집중하게

그리고 이 아이들은 내가 책임져야지! 하는 마음으로 움직이게 해 주었다.


그런 거 보면 나는 참 책임을 지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책임은 나를 무겁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더 따뜻하게 만든다.


누군가가 나를 믿어줄 때,

그 믿음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은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원장님의 신뢰가 나를 성장시켰고,

학생들의 믿음 어린 눈빛은 나를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나는 믿음에 반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믿음과 책임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책임을 다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따뜻해질 수 있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며,

믿음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삶이고,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인간관계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책임과 신뢰를 품고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여유에서 애정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