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있는 그대로

by 에메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오늘 아침, 엄마는 피부과에 가신다고 하셨다.

아빠는 관리하는 엄마의 모습을 크게 반대하지 않으시지만,

엄마는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으신 듯하다.

모 여자들은 다 그렇다.

마치 “이뻐졌다”라는 말을 들을 때,

그것이 의학의 힘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믿게 하고 싶으시겠지...


큰 아이는 오늘 아침 홍대에 간다고 했다.

친구들과 교복을 입고 마지막 사진을 찍는다고 어젯밤 교복을 찾고 난리이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전철역까지 조금 거리가 있는 지라,

아침에 바쁜 나에게는 부탁을 못하고

조금 한가하신 할아버지에게 전철역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단순히 놀러 간다고 말하기엔 양심이 찔렸는지,

아침에 할머니와 입을 맞추어 “학교 간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왜 이렇게 작은 일에도 거짓말을 할까.

피부 관리를 해서 예뻐졌든,

홍대에 놀러 가든, 그게 뭐가 문제일까.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억지로 머리를 굴려 애매하게 행동하기보다는,

차라리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정도를 걷는 것이 더 편하다.

의미 없는 곳에 에너지를 쓰는 대신,

그 에너지를 더 좋은 곳에, 더 밝은 곳에 쓰고 싶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성실하고 진실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한다.

이게 장점일 수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진심을 이용하려는 사람도 생긴다.

그리고 때로는 나를 속여 먹으려고 하기도 한다.

때로는 속아 주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 결국 나는 그것을 좋은 인연을 잃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상처를 줄이고 마음을 지킨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가치와 행동이 일치할 때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타인 역시 그 일관성을 통해 신뢰를 쌓는다.


나는 지금까지 애매한 눈속임이나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해 보았지만,

그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따라서 진실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나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나를 크게 속인 사람은 없었다.
아하! 물론 어쩌면 나의 착각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나를 속였을 수도 있고,

아직도 속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내가 믿음을 주면 상대도 그만큼 행동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아야 마음이 편안하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관계 속에서 그 믿음은 보답으로 돌아왔다.


엄마든

딸이든


그 누구든


나에게 작은 것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부과에 간 게 뭐가 문제일까.
홍대에 놀러 간 게 뭐가 문제일까.


중요한 것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받고 이해받는 것이다.

나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들의 모습 속에서 나의 가치와 맞닿는 부분을 찾아
함께 웃고, 함께 성장하며,
조금 더 따뜻한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거짓말이 아닌 진실,
가식이 아닌 존중,
그 속에서 자라는 신뢰와 책임이
우리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고,
결국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빛나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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