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가지기

기다림이 아닌

by 에메

이번 해 입시가 어제부로 모두 끝났다.

화면 캡처 2025-12-24 110702.png

보고서를 내고

이제 정말 끝이다!!


할수록 어려운 것이

시험이고 면접이다.

그래도

상향되고 있는 아이들의 수준이나

나의 여유

그럭저럭 잘 끝난 것 같다.


입시준비 때의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고요했다.
여느 때와 같이 농담도 하고 즐거운 수업을 했지만.

몬가
교실 안 공기는 묵직했다.
하지만 어제부로 모든 면접이 끝나자
그 무게가 눈 녹듯 사라졌다.


이번 면접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마지막까지 강조했던 것이 있었다.

“여유를 가져”


면접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힘,
말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어 흘러나오는 힘,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자기 귀로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힘.
그 모든 것은 여유에서 비롯된다.

그 말을 하면서도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정작 나는 얼마나 여유로운가?’

웬만하면 긴장하지 않고,
웬만하면 화내지 않지만,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내 여유가 흔들릴 때가 있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했을 때,
나는 나다운 모습을 잃는다.


그럴수록 더 보여주고 싶어지고,
더 알리고 싶어 져서,
결국 여유를 더 잊는다.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내재된 인정 욕구가 나를 자꾸 앞으로 밀어내기 때문이다.
더 인정받고 싶고,
내가 가진 것을 더 알리고 싶다.
그러나 그 욕구가 커질수록
나는 중심을 잃는다.


여유는 기다림이 아니다.
여유는 내 삶의 중심을 되찾는 것이다.
여유 있는 사람은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리듬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있는 쪽이 주도권을 갖는다.
상대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흐름을 맞추면서도 나의 리듬을 잃지 않는다.
그 속에서 나의 가치가 드러난다.
여유는 나를 지켜주는 방패이자,
내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다.


커피를 사서 출근하는 길,
겨울 햇살이 건물 사이로 스며들며
내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나는 그 그림자를 바라보며 다짐했다.

“여유를 가지자!"

그것을 잃지 않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삶은 늘 빠르게 흘러간다.
누군가는 앞서 달리고,
누군가는 뒤처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여유 있는 사람은
그 흐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속도를 지키며,
자신의 호흡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결국 여유란,
내가 나를 잃지 않도록 지켜주는 힘이다.
여유가 있을 때 나는 더 선명해지고,
더 단단해지고,
더 나답게 살아간다.


여유는 기다림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되찾는 것이다.
그 중심을 잃지 않는 순간,
내년의 나, 그리고 그 이후의 나 역시
조금 더 단단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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