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존재의 힘

나의 일상 #11

by 에메

우리는 흔히 말한다.


밟으면 꿈틀대야 한다.”
“에너지를 의미 없는 곳에 쓰지 마라.”


그러나 실제 삶 속에서 이 두 문장은 종종 충돌한다.

가까운 누군가가 직설적인 성격으로, 꾸밈없는 말투로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던질 때가 있다.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은 여전히 마음을 흔든다.

그럴 때 우리는 고민한다.

과연 이 상황은 ‘꿈틀대야 할 순간’일까, 아니면 ‘에너지를 아껴야 할 순간’일까.


무시한다면 당장은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무시가 반복되면, 상대는 자신의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같은 행동을 이어갈 것이다.

반대로 꿈틀대며 반응한다면,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인간관계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어렵다.
상대의 성격을 존중하면서도, 나의 마음을 지켜내야 한다.
때로는 침묵이 지혜가 되지만, 때로는 작은 목소리로라도 “그 말은 나에게 상처가 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반응’과 ‘무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다.
관계는 단순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경계를 확인하고 조율하는 과정 속에서 성숙해진다.
그 과정이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그것이 우리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용히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과 단절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불필요한 소음 속에서 나의 중심을 지켜내는 일이다.
가치 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큰 목소리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순간마다 진실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를 아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나를 소모시키는 것 대신 나를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선택이다.


이러한 삶을 위해 필요한 태도는 분명하다.

경계의 명확함: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절할지 스스로 분명히 해야 한다.
말보다 행동의 무게: 작은 친절과 꾸준한 성실은 목소리보다 오래 남는다.
내적 에너지의 관리: 감정이 올라올 때 잠시 멈추는 습관은 마음을 지켜내는 힘이 된다.
가치의 재정의: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삶의 가치를 세워야 한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조용하지만, 결코 작지 않다. 나는 에너지를 흩뿌리지 않지만, 그만큼 더 깊게 남는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변하지 않는 조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