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조급함

나의 일상 # 10

by 에메

우연히 알게 된 사람과 토요일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마침 나의 생일도 가까워 오고 있었고,
그는 마치 오래 준비해 온 듯 자연스럽게 괜찮은 식당과 시간을 정하며 약속을 리드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참 노련하다. 특별한 사이가 아닌데도, 이렇게 매끄럽게 상황을 이끌어가는구나.”


노련하다는 건 나에게 또 다른 긴장감을 준다.

이 사람은

나의 생각과

나의 행동을 다 읽을 것이다.

그럼 또 나는 잘 보이고 싶어 노력하겠지.


벌써

특별한 사이가 아님에도, 나는 그날을 생각하며 설레었다.
무엇을 입을까, 어떤 말을 해야 어색하지 않게 웃을 수 있을까.
즐겁고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거울 앞에 서서 옷장을 열어보며 중얼거렸다.
“이 옷은 너무 평범한가, 저 옷은 너무 과한가.”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질문이 이어졌다.
마치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작은 선택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
나는 여전히 사랑받고 싶어 조급해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눈에 조금 더 빛나 보이고 싶고,
조금 더 특별하게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이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몇 번의 사랑과 인연의 엇갈림 속에서,
더 이상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애쓰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인생을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었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인연은 기다림 속에서 오는 것이라 했지만,
나는 늘 앞서 달려가며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가 나를 어떻게 볼까,
그 순간이 끝난 뒤에도 나를 떠올릴까.


사실 중요한 건 옷도, 말도 아니었다.
내가 진짜 보여주고 싶은 건
조급한 마음 뒤에 숨어 있는 ‘나 자신’이었다.
누군가의 시선에 맞추기보다,
내가 즐겁고 편안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그날의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조급한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며 빛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진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다.


토요일 저녁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그날을 마음속에서 여러 번 그려보았다.
식당의 따뜻한 조명, 잔잔한 음악,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가 오가는 테이블 위의 공기.

나는 웃고 있을 것이다.
억지로 꾸민 웃음이 아니라,
내가 즐겁고 편안해서 나오는 웃음.
그 순간, 나는 알게 될 것이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는 조급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며 빛나는 순간 속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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