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by 에메


연휴 동안

엄마 아빠 나

그리고 우리 아이들

이렇게 다섯이서 여행을 갔다.


많은 것들을 먹고 즐기면서

너무도 풍족한 여행을 즐겼지만,


어느 부분에서

여전히 그것들을 즐기지 못하는 아빠와 엄마를 보았다.


우리 엄마와 아빠는 참 열심히 살아오셨다.

그 시대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했음에도

눈에 띄게 부를 축척하셨고


오빠와 내가 금수저는 아니었지만,

‘수저를 들 수 있을 정도’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리고 현재에도 그 나이에 알맞은 여행과 외식으로 대변되는, 수준의 삶을 누리고 계신 듯하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여전히 그 속에 묻어나는 긴장과 습관이 있다.

돈을 모으고,

생활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음의 여유와 만족은 또 다른 문제다.

여유 있는 태도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리고

삶의 질은 단순히 물질적 풍요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삶의 질은 결국 ‘얼마나 풍족하게 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만족스럽게 살아가는가’에 달려 있는 듯하다.

부모님이 보여주신 열심은 분명 우리 가족의 기반이 되었지만,

그 열심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불안과 습관은 삶의 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삶의 질은 결국 물질과 정신이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된다.

물론 한순간도 성실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

우리 부모님들을 탓할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우리는 온 마음을 다해

칭송해야 한다.


하지만

바뀌는 시대에

물질적인 풍요뿐 아닌

진정한 여유를 느끼기 위해

적어도 나는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 완성은 거창한 성공이나 눈에 띄는 성취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드러날 것이다.


가족과 함께 나누는 식사에서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여유

여행길에 느껴지는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위트.


그 모든 것이 모여 삶의 질을 이루고, 결국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 된다.


삶의 질은 ‘얼마나 많이 가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잘 누리는가’에 있다.


부모님이 보여주신 열심히 이제는 여유와 만족으로 이어지기를,

그리고 나 역시 그 길을 배워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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