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진짜는 설명이 필요 없다.
가짜는 설명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내용은 뻔하지만
그 안의 말들이 정말 마음을 울리는 경우가 있다.
연휴 동안
잠시 봤던 드라마에 저런 말이 나온다.
진짜와 가짜..
나이가 들수록 이 둘을 구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어린 시절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이면을 살펴야 하고,
때로는 상대가 쓰고 있는 가면까지 헤아려야 한다.
삶은 단순한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겹겹이 쌓인 그림자와 빛의 교차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설 연휴,
여행길에 오르며 작년에 스쳐 지나간 인연들과 지금도 곁에 머무는 인연들을 떠올려 보았다.
진짜라 믿었던 관계가 어느새 가짜처럼 흘러가 버리기도 하고,
가짜라 생각했던 인연이 오히려 진짜처럼 오래 머무르기도 했다.
그렇게
인연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다.
어떤 순간에는 내가 진짜임을 알리기 위해 많은 설명을 했다.
인정받고 싶어서,
혹은 이 사람이 떠날까 봐.
그러나
때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조용히 물러섰다.
그리고 설명이 없는 침묵 속에서 오히려 진짜가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나"라는 얄팍한 존재는 그 시간을 못 견디고
구차한 설명들을 해내곤 했다.
설명이 많아질수록 진짜는 희미해지고,
그렇게 지내왔던 것 같다.
진짜는 말보다 존재로 드러나고,
가짜는 말로 자신을 지탱한다.
인생은 진짜와 가짜가 교차하는 무대이고,
그 무대 위에서 우리는 배우이자 관객으로 살아간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내용보다
대사에 무게가 나에게 남았듯이
무대의 조명이 꺼진 뒤에도 남는 것은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 대사에 남은
진심이 남긴 잔향이다.
진짜는 설명 없이도 존재하고,
그 존재 자체로 마음을 흔든다.
설명이 필요 없는 순간,
그때야말로 진짜가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진짜는 오래도록 남아,
삶의 길 위에서 은은한 등불처럼 우리를 비춰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