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물어보자

by 에메

나를 열심히 키워주신 부모님께는 참 죄송한 말이지만,

나는 자라오면서 부모님과 미래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
엄마와 아빠는 늘 “공부를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내가 진짜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보신 적은 없었다.

물론 학원은 잘 보내주셨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 누구도 내게 “너는 진짜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묻지 않았다.
나는 늘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듯, 성적과 시험이라는 틀 안에 머물러 있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학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진로 담당 선생님이 되었다.

아이들의 꿈을 설계해 주고 글로 써주는 일을 맡으면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미래를 그려야 현재를 잘 살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자라오며 듣지 못했던 질문을, 나는 아이들에게 매일 던지고 있었다.


“네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뭐야?”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해?”

" 결국 네가 되고 싶은 모습은 모야?"


그 질문은 단순했지만, (전부는 아니지만) 몇몇 아이들의 눈빛을 바꾸게 해 주었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묻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요즘 힘들어하는 둘째 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미래를 계속 이야기하게 된다.
그녀는 불안과 눈물 속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나는 그 순간마다 다시금 묻는다.


미래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그 질문은 단지 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물음이기도 하다.

미래는 정해진 답안지가 아니다. 누군가가 대신 써주는 계획표도 아니다.
미래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


결국 부모로서 그리고 선생님으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답을 대신 내어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 스스로 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는 일이다.


세상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아니

때론 단순하다.

그리고 가끔 어떤 명쾌한 답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 질문을 던져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는 길을 잃지 않는다.

둘째 딸과의 대화 속에서 나는 다시금 깨닫는다.
미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질문과 응답 속에서 조금씩 그려진다.
그리고 그 그림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그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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