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이 아프면 좋겠어.

by 에메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독서 모임을 한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임인데, 책을 읽고 그에 맞는 진로 활동을 설계해 주는 시간이다.

나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책을 읽고 또 읽으며, 말로 풀어내고 다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이제는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내 삶 속에 스며드는 진정한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주 책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이다.

이 책에는 참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내용을 정리하다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나 스스로도 마음이 아프다.

특히 네슬레 같은 거대 기업이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값싼 원료를 착취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현실, 그리고 제국주의 시대에 강제로 빼앗긴 자원과 노동의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져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라들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가슴을 찢어지게 만든다.

단순히 ‘불쌍하다’는 감정을 넘어서,

왜 이런 구조적인 불평등이 존재하는지,

우리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나와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으면 좋겠다.

속상했으면 좋겠다.
나의 피부에 직접 닿지 않으면 아무런 감정이 없는 우리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라도 누군가의 고통을 느끼고 공감했으면 한다.


나는 아이들이 단순히 지식을 얻는 독서가 아니라,

세상의 불평등과 아픔을 자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독서를 경험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진짜 배움이 되고, 그 배움이 결국 아이들의 삶을 더 깊고 넓게 만들어 줄 것이다.


책 속의 이야기가 단순히 글자로만 남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속에 울림으로 새겨지기를 바란다.

그 울림이 때로는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그것을 통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힘을 키우길 바란다.


난 우리 아이들이 아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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