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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Jun 01. 2024

마음의 기본적인 속성은 충동과 고집이다

마음에 대해

마음의 기본적인 속성은 충동과 고집이다.


마음은 어느 순간 떠오른다. 예상 못한 순간에 기척도 없이, 예고도 없이, 어디선가 나타나 어디론가 사라지기도 또는 그 자리에 영원토록 머물기도 한다.


마음은 그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행동한다. 말하자면 몸에 속해 있지만 자치권이 부여받은 존재이다.


그걿기에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가능해도 마음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마음과 감정에 대해 구분 지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첫눈에 반하는 행위는 마음의 영역이다. 통제할 틈도, 판단할 여유도 없이, 충동적으로 나타난다. 이성이 고리타분한 현실적인 이유를 들먹여도 절대로 뜻을 굽히는 일 없이 마음에 남아 제멋대로 심장을 뛰게 만들고, 눈동자를 움직이고,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거기로부터 탄생하는 '사랑'의 감정은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 현실적인 이유로, 혹은 겁이 나서 등 여러 이유로 이 감정을 억누르고 강제로 해당 감정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마음은 여전히 그 사람을 쳐다보게 만들고 의식하게 만들고 머릿속으로 망상을 펼치게 만든다.


누군가를 증오하는 행위도 마찬가지 일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숙한 존재는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사고하여 자신이 증오하는 대상에게 '용서'라는 면죄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은 제멋대로 고집을 부린다. 분명 더 이상 그 대상 탓에 심리적으로 힘들거나, 감정이 요동치거나, 심지어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해도 아무렇지 않은데 (자신도 인지하는 못하는 상태에서) 그 사람을 째려보거나, 표정이 굳거나, 마주칠 때마다 (혹은 거리가 가까워질 때마다)심장에 물 먹은 솜이 쌓인 듯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한번 떠오른 마음은 이미 이성이 내린 판단에 복종하는 일이 없다. 누구의 명령을 받고 나타난 것이 아니듯, 떠날 때도 누구의 명령을 받고 떠나지 않는다. 자신만의 페이스가 확실한 마라토너같이 꾸준한 속도로 생각과 몸을 헤집고 돌아다닌다.


마음의 속성은 충동과 고집이며 또한 독립이다. 마음은 나에게 속해 있지 않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말하자면 영혼과 같은 느낌이다. 내 혼과 몸은 다스려도 고집불통에 자기주관 확실한 영혼이 내 몸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인간이 나약하고 불완전하게 만드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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