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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Aug 26. 2021

MBTI에 관한 고찰

MBTI를 믿어도 될까?

소개

MBTI는 성격 유형 검사로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인기가 상당하다. 우리나라에서 유행이 시작되기 시작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 이전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기 계발 등에 관심이 많아져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MBTI의 정식 명칭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검사 (Myers-Briggs Type Indicator)로써 엄마 브릭스와 딸 마이어스가 1962년에 만들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현대 심리학의 지대한 영향을 끼친 스위스의 카를 융이 발표한 성격 유형 이론을 베이스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카를 융의 성격 유형 이론과 매우 흡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검사하는 방법

MBTI는 총 4가지의 섹터가 있고 각 섹터마다 두 가지의 편향성이 있다.

1. 내향 (Introversion)과 외향 (Extroversion).

2. 직관 (Intuition)과 감각 (sensing).

3. 감정(Feeling)과 사고 (Thinking).

4. 인식 (Perceiving)과 판단 (Judging)

위의 4가지 섹터 중 한 가지 자신이 편향되어 있는 성질을 고르고 조합을 하면 자신의 성격 유형이 나오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내가 외향적(Extroversion)이며 직관적(Intuition)이고 사고적(Thinking)이며 판단(Judging)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성격 유형은 ENTP가 되는 것이다. (실제 나의 MBTI 성격 유형이다.)

자신이 어떤 성격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쉽게 검사를 할 수 있으며 가장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사이트는 16personalities.com이다. (클릭 시 해당 사이트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MBTI 검사로 가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사이트지만 사실 해당 사이트의 성격 유형 검사는 MBTI 기반이 아니라 Big 5라는 다른 성격 유형 검사이다.

16 personalities에 대한 비판

이러한 이유 때문에 MBTI 측에서는 16 personalities가 저작권을 위반한 성격 유형 검사이며 검사 내용도 부정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6 personalities에서 나온 결과가 MBTI 정식 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와 똑같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고로, 16 personalities가 자신의 MBTI 성격 유형검사를 무료로 쉽게 전문가의 해설 없이 검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식 MBTI 검사는 유료이다.)

이래저래 이슈가 많지만 국내외 모든 곳에서 만약 MBTI를 물어본다면 대게 16 personalities의 검사 결과를 물어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MBTI의 장점

한 개인의 성격은 너무 복잡하다. 하나의 유형으로 정의 내릴 수 도 없고 무척이나 아득하여 자신의 성격을 정확하게 내려다 보기에 너무 큰 문제점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성격을 너무 긍정적으로 또는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느 쪽이든,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매우 소수이다. 혹자는 말한다. 위에서 언급한 성격의 특성 때문에 MBTI를 통해 하나의 유형으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개인의 성격이라는 것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하나의 유형으로 (개인을 최대한 잘 묘사하는 성격 유형으로) 정의를 내리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격을 직접, 완벽히 알아내려면 매우 많은 양의 시간과 노력, 때에 따라선 많은 양의 돈도 요구된다. 하지만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한 개인의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없어도, 최소한 대략적인 틀을 잡아줄 순 있다. 이를테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이는 자신의 진짜 성격을 찾아내기 위한 여정에 요구되는 시간, 노력, 그리고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이라면, 성격 유형 검사라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 유형에 궁금증을 가지고 자기 자신, 더 나아가 타인의 성격 유형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는 동기가 되었다. 실제로 MBTI의 유행 이후 수많은 종류의 성격 유형 검사가 같이 화제가 되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현재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폐지되었다).

MBTI의 단점

다만 MBTI가 각 성격 유형에 선입견을 만든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처음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 성격 유형이 'I'로 시작한다고 하면 그 사람을 처음 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 소심한 사람, 사교성이 떨어지는 사람 등으로 선입견을 가지게 만든다. 이는 SNS에서 MBTI 성격 유형별로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더욱 극대화된다. 이러한 이유로 자신을 ENFP라고 소개하면 사람들은 '아, 좀 정신이 없겠구나', '머리가 꽃밭이겠구나' 등 특히 안 좋은 방향으로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부정적인 선입견을 만들게 하는 것은 언론과 함께 SNS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온라인 상에 떠도는 mbti 궁합 표이다. 당연하게도 어떠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와 함께 좋은 성격 유형, 나쁜 성격 유형 등이 생길 수 도 있다(당연하게도 성격 유형 중에 좋은 유형, 나쁜 유형은 존재하지 않다). 만일 그렇게 되면 정말 큰 문제이다(하지만 이미 이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이미 MBTI별 연애 궁합, 친구 궁합, 일을 잘하는 성격 유형, 심지어는 성기가 가장 큰 성격 유형 등 온갖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정보들로(대부분 게시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짜 정보를 SNS에 공유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성격 유형에 자신을 (경우에 따라서 타인도) 맞히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미 현상은 포러 효과 또는 바넘 효과 (Barnum Effect)라고 한다. 앞서 MBTI의 장점에서 언급했듯 MBTI의 성격 유형은 우리가 우리의 진정한 성격(또는 자아로 해석할 수도 있다)을 찾기 위한 여정의 가이드라인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성격 유형을 초월해야 하지, 그 성격 유형이라는 틀에 맞추어지면 안 된다. 하지만 이건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 문제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우리는 주어진 틀에 우리를 맞추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을 한 성격 유형에 맞추려고 하면 모순적이게도 자기 자신을 잃어가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내 성격 유형 틀에 맞추려 하지는 않은지 수시로 자기 객관화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