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상학으로 행복을 바라본다면

진정한 행복을 원하는 / 오늘 하루 당신에게 도움이 될 말

by 이다이구

"너무 형이상학적이다~"


무슨 말일까?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다~라는 말이다. 살다 보면 '형이상학'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지만 막상 형이상학이 정확히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형이상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들어낸 학문이다. 어떠한 물체를 바라볼 때 그 물체의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아닌 그 물체의 실체에 대해 이해한다면, 그 물체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사상에서 시작됐다. 그렇다. 형이상학은 어떠한 대상의 실체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평소 "뜬구름 잡는다"의 의미로 사용하지만, 사실 그에 반대에 가까운 개념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을 이용해 세상의 다양한 대상을 탐구했고, 그 결과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형이상학을 통해 어떠한 대상을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행복'을 형이상학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존재자는 그 대상을 이루는 재료인 '질료'와 그 대상의 모습인 '형상'의 합성물이라고 설명한다. 벌써 어려워진다. 쉽게 말하면, 의자는 질료인 나무와 의자의 형상(앉기 편한 모습)이 합쳐져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행복의 질료는 무엇일까? 행복은 감정이니, 질료 또한 감정이지 않을까? 우리는 언제 행복을 느낄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배부를 때, 안락한 방에서 취미생활을 즐길 때, 겨울에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있을 때, 여름에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방에 있을 때,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이다. 이러한 상황들의 공통점은 큰 수고로움 없이 기분 좋은 상황이 유지가 되어나 혹은 계속 기분이 더욱 좋아질 때이다. 행복은 평안함과 만족, 그리고 기쁨 등이 합쳐진 복합적인 감정이다. (각자 자신이 행복할 때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내가 설정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갈 때, 힘든 일을 마치고 내가 해낸 일들을 돌아봤을 때, 점점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확인할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성취감과 뿌듯함. 정확히는 자아성취감이다.

출처: 지브리 스튜디오

그렇다면 행복의 형상은 무엇일까?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행복의 형상은 '내가 동경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브리의 영화들을 보면서 자랐다. 마녀배달부 키키,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코쿠리코의 언덕 등등... 나는 늘 그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판타지적인 생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부러웠다. 내가 동경하는 삶은 무엇일까? 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 이미지에서 나는 안락한 방에서 따뜻한 조명을 켜고 편안한 의자에서 편안한 복장을 입고,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다. 옆에는 고양이가 몸을 둥글게 말고 있다. 또 다른 이미지에서는 하얀 눈밭을 검은 코트를 입고 거닐고 있다. 목에는 목도리도 맸다. 하늘에서도 눈이 휘날리고 있다. 연말 분위기로 주변에서 캐럴이 들려오는 듯하다.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의 선물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왔을 수도 있다.


이러한 행복의 형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가 동경하는 삶은 소소하고 일상적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동경하는 삶은 모험적이고 드라마틱할 수 도 있다. 또 누군가는 야망적이고 매혹적일 수도 있다.


나는 내가 동경하는 삶에 대해 상상하고는 큰 충격에 빠졌다. 내가 어떤 상태일 때 행복한지 지금껏 몰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내가 행복을 느낀 순간들은 모두 내가 상상한 그 이미지에 현실의 내가 비슷한 상황이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고양이를 입양하거나, 숲 속으로 떠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언젠간 할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 이미지에 집중을 해야 한다. 내가 왜 그런 모습을 동경하게 되었을까? 하고 말이다. 그 이미지의 분위기와 요소, 그리고 행동 등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찾아가는 것이었다. 물론 행복만을 좇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긴 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는 알아야 한다. 공부를 왜 하지? 행복하기 위해서... 일은 왜 하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사실 내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저 돈 많이 벌고 부족한 것 없이 잘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행복인 줄 알고 추구해던 삶이 알고 보니 행복이 아니었던 것이다.


행복의 존재는 평안함, 만족, 기쁨, 그리고 자아성취감 등의 감정이 '내가 동경하는 삶'이라는 형상을 만나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동경하는 삶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 하루, 내가 동경하는 삶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이미지를 떠올려보고 글로 적어보는 것이다. 내가 어떤 모습을 동경하는지, 어떤 요소가 있었는지 말이다.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면 그림으로도 그려보는 것이다. 졸라맨이든 뭐든 괜찮다. 크레파스로 대충 그 분위기만 그려도 좋다. 오늘 하루만 그렇게 투자해 보자.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동경하는 삶을 떠올리고 잊고 있던, 또 모르고 있던 나의 소소한 행복 요소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 또 코트를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 눈 오는 날을 좋아하는 것, 철학/인문 책을 많이 읽지만 사실 소설책을 좋아하는 것 등등이다.


당신도 자신이 동경하는 삶에 대해 상상해 보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아니면 본인조차 몰랐던 자신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