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있던 차였다. 후줄근한 망토를 걸친 사내가 대뜸 보물을 찾느냐고 물었다. 나는 주변을 살폈다. 보물을 찾고 있는 건 맞다. 그야 나는 땅에서 보물을 캐는 도굴꾼이니까. 그러나 나는 질문을 던진 사내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마을에 도착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고 제 입으로 보물을 찾고 있다고 말한 적도 없었으니까. 의심 가득한 눈으로 경계하자 사내가 말했다.
“자네 날 경계하는군. 나도 두더지꾼이니, 척이면 척 아니겠는가. 그러지 말고 나와 함께 보물을 찾으러 가지 않겠는가?”
“보물? 무슨 보물이요?”
“신의 보물이라네.”
“그런 게 있었습니까? 듣지 못했는데요?”
“정말로 보물이 있다니까! 내 모든 것을 걸 수 있네!”
“모든 걸 건다고요? 하하, 당신이 말한 보물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다와 땅의 경계 끝에 있다네. 그 경계에 홀로 서 있는 나무가 보물을 묻은 장소이지. 그러나 번거롭게도 보물이 나타나는 시간이 있는데, 불사조가 눈물을 흘리는 때라네. 그 말을 듣자마자 두더지꾼을 무시하고 술을 마셨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동화 같은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신의 보물을 숨긴 장소에 오고야 말았다. 나는 나무에 가려져 불사조의 눈물처럼 보이는 태양을 보았다. 눈이 점점 멀어지더니 이윽고 암흑이 찾아왔다. 시력을 잃고 당황해하는 나를 보며 두더지 꾼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