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2단계 학습에 머무르고 있음을 반성하며 -
요즘 블로그나 페이스북, 브런치 등 각종 SNS에서 쏟아지는 정보가 많다 보니,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볼 때가 많다. 사실 그들에게서 이루어진 부분이 나에게도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실행에 옮겨서 나에게로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과 나와는 처해있는 환경이나 정보, 지식, 태도 등이 다르다. 그럼에도 무조건 읽기만 해서는 정보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있다. 읽을 때마다 '그래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시간이 지날 수 록 '왜 나는 안되지'라는 '자괴감'으로 바뀐다. 그리고 하지 못함에 대한 핑계를 찾고, 외부 환경 탓으로 둘러대기 바쁘다.
얼마 전 NLP(Neuro -Linguistic Programming, 신경언어 프로그래밍) 책을 읽다 보니, 못하는 것도 학습 1단계라고 한다. 우리는 보통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학습을 하게 된다. 이 단계를 적용하다 보니, 둘째 아이가 자전거를 배울 때 이 단계를 거쳤음을 알게 되었다.
학습하기 전의 '알지도 못하고 하지도 못하는 ' 단계다.
자전거라는 단어를 알고,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있는데, 자전거에 올라타는 방법 조차 모르고 있었다. 모르기 때문에 "엄마, 나 할 수 없어요. 전 자전거 타 본 적이 없어요"라며 강하게 거부한다. 다른 또래들이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광경을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자기도 타고 싶다는 열망은 가득한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안다. 하지만 '알고 있지만 하지 못하는'단계다.
자전거 위에 탈 줄는 안다. 그리고 설명을 듣고 발을 구르며 균형을 잡고 타면 저절로 나간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알고 있는 두뇌 지식이 그대로 몸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지켜보는 사람은 "아니, 그게 왜 안되니, 발을 좀 더 힘차게 구르고, 앞을 보면서 균형을 잡아봐"라고 소리쳐도 감각으로 체득이 안 되어서 잘 탈 수가 없다. 이때 절대적인 연습 양이 필요한데, 여기서 멈춤 하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머릿속에 "자전거 탈 수 없음"이라고 각인하게 된다. 강렬한 햇살 아래 더위를 참고, 안전헬멧과 보호대를 창작하고 숨 막히는 공기를 마셔가며 땀으로 범벅되면, 슬그머니 올라오는 생각이 있다. "아 이렇게 더운데 뭐하러 고생하지? 가을에 타면 더 좋잖아. 이 자전거가 내 키에 안 맞는 거 같아"하면서 외부 환경 탓을 하게 된다. 아마 가장 많은 생각들이 올라오는 단계인 것 같다.
'알고 있으며 의식하면 할 수 있는' 단계다.
주의를 기울이며 자전거 배운 방법을 시도해보면 성공적으로 탈 수 있다. 한번 시도 끝에 성공의 맛을 보면, '이제야 되는구나'하고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연달아 성공할 것 같은데, 쉽지 않다. '아까는 되었는데 왜 안되지'하고 궁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게 된다. 그러다 자기 몸에 맞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조그만 주의를 집중하면 탈 수 있게 되고, 연달아 성공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옆에 조력자가 해준 말보다는 자신의 말을 더 신뢰하고, 직접 타는 맛의 기쁨을 알게 된다.
자전거에 성공한 아이가 처음 내뱉은 말이"엄마,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를 때 정말 상쾌해요. 왜 자전거를 타는지 알 것 같아요"였다. 이제 아이는 엄마 손에 이끌려 가지 않아도 밖에 나가 스스로 타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전거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몰래 타고 오기도 하였다.
주의를 집중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즉 '의식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단계다. 미운 오리 시절 생각하지 못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이렇게 쉽게 탈 수 있었는데, 왜 어렵게 배웠지'하는 분석도 하게 된다. 이제 자전거는 저절로 굴러간다. 발만 움직여도 나간다. 자전거 타는 방법이 무의식에 저장되어,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탈 수 있다. 평지에서 벗어나 오르막이나 계단에서도 시도해 보기도 한다. 점차 자기의 능력을 시험하게 되는 단계이다. 여기서 한 층 더 나가느냐에 따라 달인이 될 수 있고, 일반적인 수준에 그치기도 한다.
NLP에서는 단계마다 사람들이 학습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단계가 2단계라고 한다. 대부분 자기 계발서를 찾는 사람들이 2단계인 거 같다. 변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고, 지식도 있으나, 적용하지 못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몰려오고,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는 단계이기도 하다.
학습의 4단계를 보다 보니, 보통 2단계에서 머무르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누군가로부터 지식을 받아들일 때, 난 어느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지를 자문해야 함을 느꼈다. 꾸준한 연습과 실천만이 3단계로 가야 하며, 이때부터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는 안목이 생긴다. 책 1권이라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읽고 내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적용해서 다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 즉 나에게 Feedback 하는 작업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