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대학교에서 진로상담을 해오고 있다.
대학생들의 진로고민은 대체로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지방대학생은 진로 문제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 조금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 같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대학생들의 주된 진로고민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내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에는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경험도 있지만, 직접적인 경험에 비해서는 그 효율성이 낮다.
직접적인 경험에는 아르바이트부터 교내활동(동아리 등), 대외활동(공모전, 인턴십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짐작했겠지만, 지방에서는 직접적인 경험을 하기에는 기회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아르바이트는 수도권에 비해 그 다양성이 부족하며, 공모전과 인턴십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다. 연구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었는데, 학회 활동을 하러 매달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수도권에서 거주하는 경우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면 되지만, 지방에서 올라간다면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지불해야 한다. 행사가 아침 이른 시간에 열리는 경우, 전날 올라가서 숙박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수도권 과밀화 현상이 오래 지속되어 오면서 기회의 불균형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노력해서 어떻게든 수도권으로 가려는 이유도 결국 기회를 잡기 위해서이다.
더 많은 학업의 기회, 더 많은 취업의 기회를 위해.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다.
늘 대학생에게 강조하는 것은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해보라는 것이지만, 지방은 시행착오를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진로상담사로서 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학생들이 비교적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경험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할 것이다.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활동을 말한다. 거주 지역이나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나 동아리, 소모임 등을 안내하는 것이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개인으로서는 최선일지도 모른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기회 불균형 문제를 공론화하여, 지방에서도 대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지역 내 기업이 협력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이 하기 쉽지 않고, 설령 목소리를 낸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방을 이탈하는 학생들은 점점 더 증가할 것이다.
이처럼 진로는 사회 체계와 연결되어 있다.
진로는 개인의 문제이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