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 사회에서의 진로상담

비교하기

by 김용희

Rat race라는 용어가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용어는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잘 나타낸다.


진로상담을 하다 보면 '경쟁'이라는 요소는 항상 수면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대학생들에게 경쟁은 비교로 나타난다.

남들만큼 학점을 따지 못하거나, 토익 점수를 받지 못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수없이 남들의 진도를 살펴가며 자신의 상황을 확인한다.

혹여 남들만큼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불안과 초조함을 느낀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사회에서 제시하는 기준, 예를 들면 좋은 직장(공기업, 대기업 등)에 취직해야 한다, 이 나이쯤에는 이걸 해야 한다는 등의 기준도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주위 사람들과의 비교가 미시적 비교 대상이라면 사회에서 제시하는 기준은 거시적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주위 사람들과의 비교 + 사회에서 제시하는 기준과의 비교


타인/사회와의 비교는 SNS를 통해 가속화되는 것 같다. 인스타에서는 모름지기 자신의 잘난 부분만 보여주려 하기 때문에 상향 비교(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하는 것)가 될 수밖에 없다. 남들만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학생들은 박탈감과 좌절감을 경험할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요즘의 한국 사회는 무한 경쟁 사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경쟁이 과열되어 있는 것 같다. 20~30대들이 빠르게 은퇴하려는 '파이어족'도 어찌 보면 이러한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진로상담에서 '비교'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여기서는 이야기 치료의 외재화 기법이 유용할 수 있다. 외재화 기법이란 문제에 이름을 붙이는 등 겉으로 드러내어 자신과 분리하는 절차를 말한다.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고, 비교가 자신의 삶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비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내담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경험들을 해왔다. 그러한 경험들을 살펴보면 내담자의 강점이 무엇인지, 관심 분야와 적성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만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타인을 위한 진로가 아닌,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진정한 나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누구에게나 인디밴드의 시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