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를 유지하자.
습관을 바꾼다는 건 옷장에 걸려 있는 옷을 고르고 바꿔 입듯이 간단한 것이 아니다. 지독하게 배어 있는 냄새 같아서 좀처럼 몸에서 빠져나오질 못한다. 달콤한 잠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뒤척이며 들던 새벽잠은 방정을 떨며 울리는 알람 소리에 전날의 각오가 무색하리 만큼 얄밉다.
지친 눈꺼풀을 깨우며 방안의 어둠이 눈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오늘의 실천을 옮겨본다. 정신을 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양치를 하는 것이다. 맑게 입을 헹구고 나서 수년동안 이것만은 꼭 해오고 있는 따뜻한 물을 꿀.꺽.꿀.꺽 천천히 내 몸에서 순환시키는 것이다.
자!! 로딩이 되었으니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고 있는지를 집중하며 하루를 열었다. 우선 늦은 새벽까지 잡고 있었던 독서의 시간을 아침 시간으로 옮겼다. 많은 쪽수를 읽기보다 내용에 집중하며 작가가 말하는 의미를 되새기기로 했다. 침대 위에서 비스듬히 편하게 읽었던 자세를 바로 잡았다. 책상에 바르게 앉아 가급적 척추를 펴고 긴장의 자세로 바꾸었다. 읽기만 했던 행위에서 메모를 하며 적는 습관으로 바꿨다. 때론 소리내어 읽으며 정확한 의미도 새겼다.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손으로 읽으면서 문장이 가지는 힘을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하늘을 나는 김두식(조인성)에게 이제 막 연인이 된 이미현(한효주)가 묻는다.
"잘 나는 법이 있어요?"
"미현 씨는 어떻게 잘 걸어요?"
"잘 걷는 게 어딨어요, 그냥 걷죠. 왼발 오른발"
웃으며 답하는 연인에게 김두씨이 말한다.
"그죠. 왼발 다음에 오른발 딛지 않으면 넘어지니까"
"나도 처음엔 잘 날지 못했어요. 떨어지는 게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잘 날지 못했죠. 날기 전부터 떨어지는 걸 두려워했으니까."
-영화 '무빙' 중-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 대단한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잘 걷는 것'이 아니라 '그냥 걷는 것' 그것을 되풀이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잘 걷게 되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진리를 알면서도 좋은 결과에 혹은 빠른 해결에 조급해서 '나는 이렇게 했으니 성과가 당장 나와야 해 ‘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경계해 본다.
두려움에 머물렀다면 김두식은 끝내 날지 못했을 것이다. '날아오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떨어지는 게 중요한 거라는 걸' 깨달은 그 남자는 자기만의 속도로 날아올랐다.
지금은, 아직 AM 6:00 입니다.
나에게는 여전히 오전의 활동은 힘이 든다. 늦은 퇴근으로 습관이 되어왔던 나의 밤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은 아직 진행 중이다. 수년간 해오던 습관에 다른 습관이 몸에 익숙해지려면 이 또한 긴 시간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어쩜 나의 미라클 모닝은 Am 8:00 혹은, AM 9:00 일지도 모른다. 잘하기 위해 나만의 속도로 잘 걸어가야 한다. 목표를 향해 가기보다 목표라는 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했다. 너무 빠르지 않게 조급해하지 않으며 계획한 것이 몸에 스며들어 그리하여 자연스러운 행동이 되게끔. 오늘도 나는 잘 걸을 수 있도록 운동화 끈을 단단하게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