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소통의 도구다. 우리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고, 상대방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를 사용한다. 소통은 듣기와 말하기로 이루어졌다. 물론 쓰기와 읽기도 있지만, 우리는 회화에 대해서 논할 것이므로 듣기와 말하기에 한정 짓도록 하겠다.
영어를 배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소통을 하고 싶어서다. 외국인과 소통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다. 영어도 물론 듣기와 말하기로 소통을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어를 잘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잘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영어 회화 공부는 결국 어떻게 잘 들어야 하고, 어떻게 잘 말해야 하는 지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한국말을 잘 한다.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모국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모국어를 쓰지 못하고, 읽지 못할 수는 있어도,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모국어를 듣고 말할 수 있다.
무슨 특별한 방법과 기술로 모국어를 익히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익히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영어를 익히는 것은 쉽지 않기에 이 방법도 사용하고 저 방법도 사용한다. 이곳도 가보고 저곳도 가본다.
누구는 성공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어 회화 도전에 실패한다.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영어 학원은 넘쳐나고, 영어 회화 교육 업체는 갈수록 늘어만 간다. 그래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한다.
자신의 학원이나 업체에 오면 누구나 쉽게 영어를 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그 말처럼 성공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말은 그 학원이나 업체가 좋지 않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만큼 성인이 되어 영어를 배워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정보가 없어서일까. 올바른 방법이 없어서일까. 획기적인 방법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누구는 성공한다. 분명히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영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많지는 않지만 곳곳에 있다. 왜 그들은 성공하고 나는 안 되었을까. 문제는 무엇일까.
야심차게 영어에 도전한다. 하지만 얼마 못가 흐지부지 해진다. 그러고는 말한다. 영어 공부는 너무 어렵다고. 역시 나하고는 안 맞는다고. 외국에 나가야 하지, 국내에서는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최대한 그럴듯한 합리적인 핑계를 대야 자신의 마음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면이 선다. 그리고는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을 계속 부러워한다.
사람들은 영어 학습에 획기적인 어떤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방법만 알면 자신도 영어를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 영어 연습에 할애하는 시간보다, 그 마법 같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 역시 그랬다. 조금이라도 쉽고 빠르게 영어를 습득하기 위해서 온갖 책과 영상을 찾아보고, 한국에서 영어 습득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 어떤 무공의 비기를 찾으면 천하제일의 무림인이 되는 것처럼, 그렇게 찾아 다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 생각한다. 우리로써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우리는 늘 모국어를 써야 하는 상황이고, 제한된 시간 내에, 되도록 빨리 영어를 잘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 최대한 효율적이고 확실한 방법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영어 습득에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고,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영어를 자신이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고, 자신이 잘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선생이라도 학생이 저절로 영어를 잘하게 해주는 마법을 부리지는 못한다.
결국 자신이 말을 많이 해야 하고, 자신이 많이 들어야 한다. 그것을 충분히, 아주 넘치도록 충분히 한 다음에, 영어공부를 포기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정말 누가 봐도 인정할 만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했는데도, 지나치게 진전이 없다면 그때 가서 다른 문제점을 논해도 좋다. 하지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영어를 배우던 간데, 가장 중요한건 자신의 입과 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경우를 나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러니까 영어를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시작 단계에서는 너무 이것저것 고려하지 말고 약간은 무식하게 시작하기를 바란다. 효율, 비효율도 따지지 말고 일단 시작하는 게 좋다. 그렇게 진행한 다음,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하다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하지만 하지 않고서는 어떤 방식이 자신에게 효율적이고 비효율적인지 알 수가 없다. 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
일단 시작하자. 그리고 절대 욕심 부리지 말자. 너무 열심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말자. 최소한 시작 단계에서는 그렇다. 나중에 영어 공부가 너무 즐거워서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나중 문제다. 일단 처음에는 절대 열심히 하지 말고, 하루에 약간의 시간만 할애해서 설렁설렁 하기 바란다. 단, 매일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
하루에 5분에서 10분이면 칭찬받을 만하다. 매일 꾸준히 놓지 않고 한다면 말이다. 그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성공한다. 성공의 기준이 애매하지만, 어쨌든 일정 수준의 회화를 구사할 수 있게 되고, 그 단계에 진입하면 영어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 평생 함께 갈 수 있다.
일단 시작하자. 고민은 충분히 했다. 이젠 행동의 시간이다. 행동을 하면 방법이 보이고 해답이 나올 것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고민하고 시작하려 하지 말고, 시작하고 고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