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이치영 Apr 16. 2024

일광욕을 즐기는 리트리버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함께 살기 08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이 되자 제이는 일광욕을 즐기기 시작한다. 오전에 산책을 다녀와 한숨 자고 일어나면 꼭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털이 있어 더울 법도 한데 햇살이 좋은 곳에 눕는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집 마당이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다. 적당히 해도 들고 나무 때문에 그늘도 있다. 나무 바닥이 까끌거릴까 할머니가 카펫도 깔아줬다. 제이는 덥지도 않은 지 카펫 위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마당에서 일하는 할아버지를 쳐다본다.

 마치 '곧 여름이면 할아버지가 가꾸는 블루베리와 오이를 먹을 수 있겠군.'이란 생각을 하며 감시하는 듯 보인다.

 내가 덥다고 들어가자고 할 때마다 엄마는 제이도 햇살을 보고 살아야 한다면서 그냥 두라고 한다. 동물에게도 광합성이 필요하다나?

 사실 고양이가 해를 좋아해서 광합성을 하며 식빵을 굽는 사진은 많이 봤지만 강아지들도 해를 좋아하나? 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 키우던 삐삐와 몽룡이는 아파트에서 키우고 산책을 주로 밤에 해서 잘 몰랐는데 확실히 제이는 일광욕을 좋아하는 강아지다. 물론 한여름의 한낮 더위는 피하지만 지금처럼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햇살이 좋은 봄에는 일광욕을 즐긴다.

 나무 그늘이 지루하면 너른 바위 위로 자리를 옮겨 온몸으로 햇살을 만끽한다. 옆에서 지켜만 봐도 참 기분 좋은 나른함이다. 며칠 비가 온 뒤라면 일광욕을 할 때 아무리 들어가자고 해서 들어오지 않는다. 일광욕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역시 간식의 힘. 오늘도 더 더워지기 전에 우유로 꼬셔서 집으로 들어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형견의 털갈이보다 무서운 것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