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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치영 Apr 08. 2024

대형견의 털갈이보다 무서운 것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함께 살기 07

 벚꽃이 흩날리는 따뜻한 봄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다는 건 털갈이 시기가 됐다는 뜻이다. 대형견은 몸집이 큰 만큼 털갈이 양도 상당하다. 털갈이 시즌이 되면 손만 스쳐도 털이 빠진다. 그래서 매일 빗질을 하려고 노력한다. 제이가 가만히 있어주는 시간 동안 빗질을 하면 오렌지만큼 털이 빠진다. 그 잠시의 시간이 지나면 빗질을 거부한다.

 물론 털갈이 시즌이 아니어도 털은 일상생활에서 늘 함께한다. 직업 특성상 검은 옷을 자주 입는데 제이의 털은 언제나 나와 함께 일하러 간다. 검은 옷에 흰 털이라 눈에도 잘 띈다. 초반에는 꽤 신경 써서 돌돌이도 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한다.

 눈을 뜨면 청소를 하고 해가 쨍하면 이불을 밖에 널어놓거나 먼지떨이 코스로 돌린다. 제이는 직모에 털이 굵은 편이라 엄청 날아다니거나 하진 않고 구석에 모여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털에 민감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옷에 털 좀 달고 다니거나 집에 늘 털이 있다는 걸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반려동물의 털 때문에 키우기를 꺼려하시는 것 같다. 포털 검색창에도 어떤 종이 털이 많이 빠지고 덜 빠지는지 정보가 쉽게 나올 정도니까.

 개인적으론 반려동물을 키울 때 털갈이보다 무서운 것은 침 흘리는 것이다. 특히 제이는 종의 특성상 먹을 것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침을 잘 흘린다. 밥을 기다릴 때도 간식을 기다릴 때도 늘 침이 고인다. 제이가 좋아하는 고구마나 바나나, 딸기는 말만 들어도 벌써 침을 꼴깍하는 듯하는데 침이 삼켜지지는 않는 것 같다. 바로 입 옆으로 침이 주르륵 흐른다. 침 흘리는 속도를 보면 제이가 그 음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정말 턱받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조카가 어릴 때 침을 꽤 많이 흘리는 편이어서 한동안 턱받이를 많이 했는데 제이가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흘리는 양은 조카가 하루 종일 흘리는 양보다 많다. 아마 대형견을, 리트리버를 키우시는 분들은 알 것이다. 정말 상상이상으로 침을 많이 흘린다. 근데 대책도 없다. 물 마시고 물 닦는 건 교육을 시키면 된다고 한다. 유튜브에도 많이 나오니까. 근데 침 흘리는 걸 제이에게 혼자 닦으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안 흘리게 할 수도 없고.

 요즘엔 반려동물 털을 잘 빨아들이는 청소기나 공기 청정기도 나오는데 침 닦아주는 기계는 발명이 안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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