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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dealist Jul 04. 2021

<우리 이만 헤어져요>

최유나, 알에이치코리아, 2019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갈등의 원인을 "먹고사느라 바빠서"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말에 꽤나 공감한다. 결혼하기 전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내 뭄과 마음을 모두 집어삼킨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부부라는 단위로 묶이고 거기에 가족에 늘어나고 보니 커지는 건 오직 책임감뿐이다. 사랑 같은 감정 따위는 어느새 저 멀리 던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안 그래도 힘든데, 서로의 공을 인정하며 다독거리기는커녕 경쟁하기라도 하듯 내가 더 힘들다고 주장한다. 일터고 집이고 마음 붙일 곳 하나 없다.

이러한 부부간의 갈등과 감정 다툼은 나를 찾아오는 분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한 번쯤 또는 쭉 겪는 문제라고 확신한다.

예전에 지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와 싸울 때 지금 이 문제가 '상대와 나의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발생한 일인지, 아니면 정말 상대나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이 있어서인지' 따져보면 답이 나온다고. 전자의 경우, 서로의 마음을 번갈아 짚어주면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던 감정의 앙금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먹고사느라 바빠서 내가 누구랑 먹고살고 싶었었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많이 어려운 문제다. 나도 여전히 어렵다. 모든 부부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인스타툰'이라는 새로운 것을 접하고 자료조사차 해당 도서를 구매했다. 인스타를 통해 연재되고 있지만 어떻게 구성을 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도착한 도서는 꽤나 두툼했고, 만화 외에 저자가 쓴 글도 다수 보였다.

이 책을 읽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 나는 이 책을 펼치면서 <사랑과 전쟁>을 염두에 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책의 내용이 싱겁기 그지없고, 이혼 전문 변호사의 고충이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된 정도랄까. 그나마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위의 내용이었다.


사람이 모두 다르듯 이혼 사유도 묘하게 다 다르다. 각자의 사연이 어떻든 그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배려'와 '듣기'가 장착되지 않은 사람과 사는 것은 스스로 지옥문을 열어버린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두 단어는 비단 결혼 생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니 언제나 염두에 두고 살아야겠다. 


이혼이라는 것, 

당신은 쉽게 말해도 당사자들은 수백 번 고뇌하고 번민하며 내린 결정이다. 그러니 어설픈 위로의 말은 건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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