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형 Oct 29. 2018

바르다 김선생 포장용기 만들 때

뭔 포장용기 하나를 이렇게까지?

작년에 바르다 김선생 김밥 포장용기의 창을 두 배 이상 키웠다.

그 전엔 원래 이랬음.



김밥들이 더 잘 보이면 김밥 종류를 식별하기 쉬운 기능 상의 장점도 있지만, 김밥 크기와 모양, 밥 외의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자신있는 외양을 먹음직스럽게 보여줘서 상품성을 높여주기 위함도 있다.(리테일 매장으로 말하면 볼륨진열!ㅋ)


이 정도 창을 키우기 위한 공정이 까다로웠으나,(종이 케이스 안쪽면에 식용에 사용 가능한 필름을 코팅하는데, 종이 영역을 벗어나 코팅필름 만으로 버텨야 하는 투명창이 커지면 강도가 약해지거나 쭈글쭈글 해지기 때문)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코팅의 두께를 늘려서 할 수 있었다.
물론 원가는 올라갔고. ㅜㅜ


그리고, 우리 김밥 용기는 재생용기다.(물론 아주 깨끗하다.)

덮밥이나 비빔밥 종류까지 포장 가능한 종이 포장용기가 한 가지 더 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메뉴 수를 늘리면서, 그것으론 부족했다.

바른 멸치국수, 안동국시, 바른 삼계죽, 가락떡볶이 등 국물음식까지 안전하게 포장되는 용기의 필요성을 느꼈다.

가족점주님들과 상생협약식을 해서 원가를 더 낮추기 위한 약속들을 잘 이행해 가고 있던 터라 전용으로 만들 생각은 못하고, 시중에서 우리에게 어울릴 만한 PP용기를 찾기 시작했다.

기존 협력업체로부터 제안도 받고, 방산 시장도, 인터넷도 깡그리 뒤졌지만, 우리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어울릴 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

우리 동료가 그나마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용기벽면에 패턴이 없거나 최대한 단순한 것)을 찾았고, 그 회사에 다른 샘플을 요청하고 미팅을 가지면서, 용기를 찍어내는 PP원단의 두께에 따라 원가가 올라가는데 얇은 원단으로 음식물의 무게를 견디려면 그런 (내 관점에서는 너저분한)패턴들이 역할을 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의 고민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아신 해당 회사의 사장님께서는 아주 좋은 조건을 주셨고, 결국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브랜드 패턴으로 쓰는 젓가락 패턴(요 위의 위의 이미지에서 도시락 용기 삼각형 패턴 삼각형의 각 변을 자세히 보면 젓가락이 가지런히 놓여진 모양이다)을 검은색 ‘김선생’ 심벌을 상징화 한 검은색 덮개에 그대로 가져왔고,


강도를 높이기 위해 그 패턴을 응용하여 젓가락이 나란히 선모양을 용기의 벽면 패턴으로 만들어 적용했다.(그렇게나 없애고 싶었는데 결국 없애지 못했다. 원가가 너-무 올라서)


그리고 메인 음식을 담는 큰 PP용기는 매장에서, 혹은 집에서 먹는 것과 조금이나마 유사한 경험을 주기 위해 바닥은 작고 위로 올라올 수록 넓어지는 사발 형태의 곡선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것을 목형으로 몇 번의 테스트를 거친 이후 금형을 만들어 지금 사용하는 용기를 완성한 것.

‘뭐 PP용기 하나 하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 다 안다.

회사 1층 한쪽 벽에, ‘비록 빠르지 않지만 단단하고 오래’라는 말이 씌여있다. 우리 나상균대표님의 말씀인데, 작은 것이라도 서두르지 않고 많은 고민을 해서 가장 우리답고, 가장 오래 갈 수 있는 것을 찾거나 만드는 데에 좋은 가이드라인이 되는 말이다.

적당히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찾아 썼다면 아마 금방 후회했을 거다.


아참.
지금 바르다 김선생 카카오 플친 추가하시라.

지금 매우 잘 팔리는 가락떡볶이 구매 시 바른김밥 한 줄을 증정하는 쿠폰을 바로 쏜다.
가락 떡볶이 매우 맛있음. 추천!ㅋ

#바르다김선생 #가락떡볶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