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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Mar 24. 2017

10. 제목의 원리

매력적인 제목을 짓는 9가지 원리

표지가 책의 얼굴이라면 제목은 책의 눈동자에 해당한다. 인쇄 들어가기 전날까지도 편집자가 고민하는 것이 제목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코칭 의뢰를 받은 책의 제목을 매력적으로 지을 수 있을까 밤낮으로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수백 권의 제목을 분석했고 베스트셀러 제목의 9가지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1) 검색의 원리     


검색되지 않는 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루에도 수백 종씩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은 잠깐 매대에 머물다가 빠른 속도로 서가로 밀려난다. 서가는 책들의 공동묘지다. 독자가 지나가다가 우연히 서가에 꽂힌 책을 집어 들 확률은 ‘0’에 가깝다.   

 

서가에서 책을 찾을 때도 컴퓨터에서 검색한 후에 찾는다. 직접 매대에서 책을 찾을 때도 머릿속에 특정 키워드를 정하고 제목이 그것에 일치하는 책만 찾는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법’에 관한 책을 찾으러 서점에 왔다면 제목에 ‘영어’와 ‘공부법’이 들어간 책만 필터링하는 식이다. 따라서 제목은 컴퓨터나 독자가 순간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핵심 키워드를 포함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검색의 원리다.   

  

검색 키워드를 조사할 때는 ‘네이버 검색 광고 시스템’과 ‘구글 키워드 플래너’를 활용할 수 있다. 키워드 조사 결과 해당 키워드의 월간 검색량이 많지 않다면 다른 키워드로 대체해야 한다. 비슷한 뜻인데 다른 표기가 있으면(예 : 1인 기업, 1인 창업)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이익의 원리     


제목은 독자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을 약속해야 한다. 이익(benefit)이란 독자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말한다. 욕망이란 쾌락을 추구하거나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즉, 제목은 독자에게 ‘이 책을 사면 이러저러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겠구나!’ 또는 ‘이 책을 사면 이러저러한 고통을 피할 수 있겠구나!’하는 확신이 들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익의 원리’다.  

    

이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익이 아니라 독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이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독자들이 자기소개서에 관한 책을 사는 이유는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책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대학이나 기업에 합격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목을 지을 때 단순히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이라고 짓기보다 《수시로 웃는 합격 자기소개서》나 《면접으로 바로 가는 자기소개서》와 같이 독자의 욕망을 자극하게 지어야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독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방법에는 ‘쾌락추구’와 ‘고통 회피’가 있다. 쾌락추구에 해당하는 제목으로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연봉이 오르는 글쓰기》,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 등이 있다. 독자에게 이 책을 읽으면 얻게 되는 이익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한편 고통 회피에 해당하는 제목으로 《노후파산》, 《99% 중학생이 헛공부하고 있다》,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등이 있다. 일단 독자를 물에 빠뜨려서 겁에 질리게 한 후 구원의 손길을 슬쩍 내미는 것이다. 

    

3) 오감의 원리     


좋은 제목은 듣는 순간 머릿속에 선명한 이미지가 떠올라야 한다. 이것을 오감의 원리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란 주로 시각을 말한다. 시각에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더하면 독자의 머릿속에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코칭했던 책 중 《사하라로 간 세일즈맨》이라는 제목은 듣는 순간 사하라사막과 그 앞에 서 있는 세일즈맨의 모습이 떠오른다. 동시에 ‘세일즈맨이 사막에 왜 갔을까?’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이 책은 원래 다른 제목으로 출간될 뻔했지만 다른 책의 제목과 지나치게 유사했고 책의 내용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저자와의 협의를 거쳐 위의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한 달 만에 초판이 매진되었다.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제목에 형태나 색, 소리나 냄새 등의 속성을 가진 구체적인 사물을 넣는 것이 좋다. 김위찬의 《블루오션 전략》이나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는 색을 통한 시각적 이미지를 잘 활용했다. 듣는 순간 눈앞에 푸른 바다와 보랏빛 소가 그려진다. 같은 의미라고 하더라도 《경쟁 없는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법》이나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라》 식으로 제목을 지었다면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4) 흥미의 원리     


제목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이것이 흥미의 원리이다. 독자의 눈이 제목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0.3초에 불과하다. 그 찰나의 순간에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그 책은 사라지는 것과 같다. 검색 키워드가 예선이었다면 흥미는 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독자는 어떨 때 흥미를 느낄까?     


첫째, 낯선 것에 흥미를 느낀다. 잘 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함께 길을 걸어가면 10명 중 5명이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못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함께 길을 걸어가면 10명 중 9명이 뒤를 돌아본다. 이질적인 조합이 낯설어서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책 제목도 마찬가지다. 《행복한 이기주의자》(웨인 다이어, 21세기북스)와 같이 평범한 단어의 낯선 조합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둘째, 궁금할 때 흥미를 느낀다. 제목이 중요한 정보를 감출 때 독자들은 궁금해진다. 《CEO의 다이어리엔 뭔가 비밀이 있다》(니시무라 아키라, 디자인하우스)라는 제목을 보자. 도대체 무슨 비밀이길래 제목에서도 말해주지 않는지 궁금하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하나, 책장을 넘기는 것뿐이다.     


셋째, 트렌드와 관련이 있을 때 흥미를 느낀다. 독자들은 유행에 민감하다. 《나 홀로 여행 컨설팅북》, 《혼밥육아》,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혼자서 재밌게 노는 101가지 방법》 등의 제목은 ‘나홀로족’이라는 트렌드를 제목에 반영하고 있다.      


5) 운율의 원리     


운율이 있는 제목은 입에 잘 감기고 기억하기 쉽다. 운율의 원리란 제목에 리듬감을 넣어서 발음하기 좋고 기억하기 쉽게 하는 것을 말한다. 운율을 만드는 요소로 반복하기, 운 맞추기, 짝 맞추기, 글자 수 맞추기가 있다. 이 4가지는 따로 쓰이기보다 동시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반복하기는 같은 소리가 2번 이상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반복은 운율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된다 된다 나는 된다》, 《작가가 작가에게》, 《괜찮다 다 괜찮다》와 같은 제목이 이에 해당한다.     


운 맞추기는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소리가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앞글자의 소리가 같은 것을 ‘두운’이라고 하고 뒷글자의 소리가 같은 것을 ‘각운’이라고 한다. 짝 맞추기는 흔히 ‘대구법’이라고 하는데 비슷한 문장 구조가 짝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흔히 앞부분과 뒷부분의 글자 수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운 맞추기와 짝 맞추기, 글자 수 맞추기는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두운을 맞추면서 대구를 이루는 경우이고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각운을 맞추면서 대구를 이루는 경우다. 두 제목 모두 앞부분과 뒷부분의 글자 수가 거의 비슷해서 운율이 살아난다.    

 

6) 공감의 원리     


제목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한 독자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가 ‘이건 바로 나를 위한 책이야!’하고 느끼게 된다. 이를 공감의 원리라고 한다. 공감의 핵심은 독자의 심리적 참여를 끌어내서 ‘아아 과연 그렇군’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제목에 1인칭이나 2인칭을 사용하면 독자는 책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타겟을 정확하게 언급한다. 타겟이 좁으면 좁을수록 독자는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낀다. 《아플 수도 없는 나이 마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 《스무 살에 처음 읽는 심리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허들을 낮춘다. 독자는 자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공감한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나물이의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7) 숫자의 원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 베스트셀러의 제목에는 숫자가 들어간 것이 많다. 숫자는 제목에 구체성을 더해주고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느낌을 준다. 숫자를 넣을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 체감 단위 : 숫자를 설정할 때는 체감 단위를 작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큰 금액도 작은 단위로 쪼개면 부담이 사라지므로 보험 세일즈맨이 사용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하루 5분 부자수업》, 《하루 10분 엄마 습관》과 같은 제목이 이에 해당한다.     


- 틀 깨기 : 숫자를 설정할 때는 50이나 100으로 똑 떨어지는 단위보다 틀을 살짝 깨는 것이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획의 100%는 컨셉이다》 보다 《기획의 99%는 컨셉이다》가 왠지 더 멋이 있다. 마찬가지로 《영혼을 위한 100가지 이야기》보다 《영혼을 위한 101가지 이야기》가 더 끌린다.      


- 목표달성 : 실용서에는 목표의 달성에 걸리는 ‘기간’이라든지, 목표달성의 ‘액수’를 제목에 숫자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2주 만에 끝내는 해커스 토익 스피킹》, 《30일 완성 목소리 트레이닝》 등은 ‘기간’을, 《주식 초보가 세 달 안에 천만 원을 버는 법》, 《10억 버는 세일즈 마케팅》 등은 ‘액수’를 표시한 것이다.      


- 해결방법 :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의 숫자를 제목에 나타낸 경우도 많다.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 타겟 연령 : 타겟 연령을 숫자로 표시하면 타겟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타겟 연령층이 분명한 자기계발서류의 제목에 많이 쓰인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20대에 꼭 해야 할 46가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8) 모방의 원리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제목을 짓는 가장 쉬운 방법은 베스트셀러의 제목을 모방하는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가 베스트셀러가 되자 그 뒤를 이어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사랑받지 않을 용기》, 《나를 믿을 용기》 등 수많은 용기 시리즈가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미투(me too)전략’은 이미 형성된 독자층을 비슷한 컨셉으로 다시 공략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낮다.      


모방의 원리가 꼭 다른 책의 제목만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명언, 다른 책의 부제, 홍보문구, 꼭지 제목, 시 한 구절이 모두 제목이 될 수 있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은지성, 황소북스)는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명언을 빌린 것이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병률, 달) 역시 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에 나오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구절을 변형한 것이다.      


좋은 제목은 어디에나 널려있다. 같은 분야의 책 제목을 모방하면 자칫 아류로 보이기 쉬우므로 될 수 있는 대로 다른 분야의 제목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꿀팁을 주자면 아마존에서 외국책 제목을 참고하면 뜻밖의 수확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출판 산업이 발달한 일본 아마존에는 좋은 제목들이 많다. 나 역시 책 제목을 짓기 전에 미국이나 일본 아마존에서 해당 분야의 책들을 찾아본다. 언어장벽은 구글 번역기로 극복한다.  

  

9) 표현의 원리     


제목을 짓다 보면 명사형이나 명령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문장의 종류를 의문형, 서술형 등으로 바꾸거나 비유법, 대구법 등의 수사법을 활용하면 다양한 제목을 지을 수 있다. 하나의 제목만 고집하기보다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 본 후 그중 가장 매력적인 제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명사형 : 《사피엔스》, 《심플》, 《씽킹》, 《시크릿》, 《남한산성》, 《태백산맥》

- 명령형 : 《노후를 위해 집을 이용하라》,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서술형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대구형 :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권력이 묻거든 모략으로 답하라》

- 비교형 :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스무 살 청춘 A+보다 꿈에 미쳐라》,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의문형 : 《정의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무엇을 버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반복형 : 《된다 된다 나는 된다》, 《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 《서른이 서른에게》, 《괜찮다 다 괜찮다》, 《생각에 대한 생각》

- 생략형 : 《처음처럼》, 《꽃들에게 희망을》, 《너의 이름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예술가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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