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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Mar 25. 2017

11. 목차의 중요성

목차가 절반이다

글쓰기와 책쓰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목차’의 유무이다.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란 칼럼 하나 분량, 즉 A4 1장 반 정도 분량의 독립된 글 한 편을 쓰는 것을 말한다. 한 편의 글은 다른 글과 연관되지 않고 그 자체로 완결된다. 반면 책은 여러 층위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체계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각각의 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구조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을 ‘목차’라고 한다.     


구슬과 목걸이     


흔히 훌륭한 표현을 들으면 ‘주옥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주옥’이란 가지런히 꿴 옥구슬을 뜻한다. 한 편의 글을 잘 쓰는 것은 구슬 하나를 잘 만드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나 구슬 하나만으로는 목걸이가 될 수 없다. 글이라는 구슬이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한데 묶여서 책이라는 목걸이가 되려면 ‘디자인’ 즉, 설계가 있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한 편의 글은 구슬에, 목차는 디자인에, 책은 목걸이에 해당한다. 한 편의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전체를 구성하는 능력이 없으면 책을 쓰지 못한다. 오랫동안 칼럼을 써 왔던 글쟁이도 막상 책을 쓰려면 애를 먹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책을 쓸 때는 2가지 능력이 필요하다. 한 편의 글을 잘 쓰는 능력과 그것을 체계적으로 엮는 능력이다. 저자는 구슬 세공의 장인이자 세련된 감각의 목걸이 디자이너여야 한다. 제목 아래 장 제목이, 장 제목 아래 꼭지 제목이 마치 샹들리에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서 제목만 들어 올리면 나머지가 사뿐하게 딸려 올라와야 좋은 목차라고 할 수 있다.      


목차가 절반이다     


목차는 책쓰기의 절반이다. 좋은 목차만 완성되면 그다음부터는 쉽다. 목차에 40개의 꼭지가 있다면 40번의 백일장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한 꼭지씩 완성해 가면 된다. 거대한 벽이었던 책쓰기가 꼭지라는 벽돌로 작게 분해되는 것이다. 목차는 작가에게 뭘 써야 할지를 말해준다. 뭘 써야 할지만 알면 책쓰기는 작업량이 정해진 노동이자 스포츠가 된다. 각각의 꼭지는 가상의 독자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작가는 독자의 질문에 지식인처럼 하나씩 답해주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책 한 권이 완성된다.     


피해야 할 목차     


시중의 책 중에는 장 제목과 꼭지 제목의 위계가 없이 꼭지 제목만 수십 개가 나열된 목차도 있다. 평소 틈틈이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라면 모르겠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책으로서는 구조화가 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책은 꼭지 제목도 ‘~하라’는 명령형 어미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꼭지 제목은 장 제목으로 묶어서 구조화시키고, 꼭지 제목도 문장의 형태를 다양하게 카피라이팅하는 것이 좋다.    

 

목차는 설계도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헤밍웨이는 “작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기보다 건축설계가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목차는 책의 설계도면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출간의 경우 문장력이 약하더라도 제목과 목차가 좋으면 계약되는 경우도 많다. 제목과 목차에서 컨셉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편집자들도 제목과 목차에 많은 공을 들이므로 베스트셀러들의 목차를 분석하고 벤치마킹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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