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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Oct 16. 2017

30. 100%는 늘 옳다

(30) 전망이론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마트 두 곳이 세탁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평소 라이벌 관계에 있던 두 마트의 점장은 이 공교로운 우연을 기회로 한 가지 내기를 하기로 했는데, 그 내용이란 이렇다. 세탁기 한 대당 단 4,000원을 가지고 누가 더 많은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는지에 관한 내기였다. 그러자 A마트의 사장은 세탁기의 값을 4,000원 낮추고, 신제품 할인이라는 내용의 전단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B마트의 사장도 전단을 뿌린 건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값을 낮추는 대신 4,000원짜리 세제를 사은품으로 제시했다. 그 둘이 방침을 바꾸지 않은 채 내기가 끝나는 날을 기다렸다고 했을 때,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동네 상권을 패권을 다투는 A마트와 B마트! 과연 4,000원 세탁기 값 할인과 4,000원짜리 세제 중 승자는?]



“전망이론”이란 불확실하거나 위험을 수반하는 결정을 앞둔 인간의 심리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제품을 구매하는 건 고객에게 불확실성(이 제품이 만족스러울지)과 위험(불만족스러운 지출)을 수반하는 행위이므로, 이 이론은 마케팅에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앞선 연재 글에서 늘 말했던, 사람은 이득보다 손실에 민감하다는 그 이야기 또한 전망이론에 기초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심리 깊숙한 곳에는 강력한 손실기피 심리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전망이론이 A마트와 B마트의 승패를 설명해줄 수 있을까? 물론, 그 문제는 전망이론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가능하다. 내기는 B마트 사장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절대적인 값과 상대적인 값의 차이다. 전망이론에 따르면 인간 심리는 상대적인 값에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 만약 세탁기가 100만 원이라면 4,000원 할인은 고작 세탁기 값의 0.4%에 불과한 혜택일 뿐이다. 그러나 4,000원짜리 세제는 세제 값의 100%짜리 혜택이다. 일견 어이없는 소리처럼 보이지만 이 말은 사실이다. 이는 내 월급이 100% 올랐어도 모든 사람의 월급이 그만큼 올랐다면 그다지 기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다. 수십 년 전에 비해 소득은 몇 배로 올랐어도, 그 시절보다 몇 배로 행복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기는 B마트 사장의 승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0.4%보단 100%가 좋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전망이론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손실회피심리는 논리적인 계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진이나 해일 등의 대형 천재지변이 발생할 확률은 희박하지만,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불안해지는 것처럼 손실에 대한 기피는 가능성을 가리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80%의 확률로 5만 원 상품권”과 “100%의 확률로 4만 원 상품권”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기대이익은 양측이 동일해도 20%의 공포가 사람들의 선택을 망설이게끔 하기 때문이다. 물론 양측의 가치가 크게 차이가 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 정도의 출혈을 감수할 바에야 적은 값에 같은 효과를 내면 좋지 않겠는가?     



[본질적으로 위험부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100%는 확률에서도 중요하다.]



이처럼 전망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100%”다. 물건을 주어도 100%, 확률을 따지더라도 100%, 이를 유념하고 마케팅에 임한다는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렴한 아파트값을 홍보할 때 “2,000만 원 저렴한”보다는 “남는 돈으로 차 한 대 뽑을 수 있는” 아파트가 좋은 법이고, “매달 4,500원 할인”보다는 “매달 스타벅스 기프티콘 한 잔 제공”이 더 낫다. 즉, 100%는 늘 옳다. 앞으로는 100% 마케팅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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