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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Sep 08. 2018

5분만에 끝내는 독서법

누군가 빌 게이츠에게 한 가지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능력을 얻고 싶냐고 묻자 빌 게이츠가 대답했습니다. "책을 빨리 읽는 능력이오.(read books super fast)." 세상에는 수많은 독서법이 있습니다. 하루에 수십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광속 속독법에서부터 한번 읽은 내용은 남김없이 기억할 수 있다는 포토리딩까지. 그러나 그런 능력이 정말로 가능하다면 어째서 세계 최고의 갑부라는 빌 게이츠조차 가지지 못했을까요? 독서의 본질은 단순히 책을 빨리 읽거나 읽은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무식한 짓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지혜로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5분 이내에 독서법의 본질을 끝내드리겠습니다.


<독서의 본질>


독서의 본질은 ‘폴더’와 ‘태그’입니다. 비유하자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1반, 2반, 3반으로 묶는 것은 폴더라고 할 수 있고, 혈액형에 따라 A형 B형 C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태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반이라는 폴더 안에는 여러 태그가 섞여 있겠죠? 마찬가지로 한 권의 책이 폴더라면 그 책을 이루는 문장들은 태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란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태그를 수집하는 작업입니다. 만약 내가 자기계발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경제경영 책을 읽어도, 공상과학소설을 읽어도 자기계발과 관련된 태그에 밑줄을 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태그를 수집하다보면 어느덧 내 머릿속에 ‘자기계발’이라는 폴더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것을 문자로 표현하면 책이 되고, 말로 표현하면 강의가 됩니다. 한마디로 , 폴더를 태그로 분해해서 수집하면 독서가 되고, 태그를 모아서 다시 폴더로 재구성하면 책이 됩니다


<독서의 3종류>


독서에는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드라마 감상식 독서입니다. 이는 특별한 목적의식없이 읽는 그 순간만을 즐기기 위한 취미 독서를 말합니다. 킬링타임용 소설이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물론 이런 독서도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감상식 독서는 아무리 많이 해도 지식이 축적되거나 인생이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두번째는 상향식 독서입니다. 이는 관심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그 분야의 기본적인 개념을 쌓아가는 독서를 말합니다. 학생들이 초중고 12년 동안 하는 것이 바로 상향식 독서입니다. 특정 분야에 관해 상향식 독서를 꾸준히 하면 머릿속에 해당 분야의 폴더가 형성되고 그 분야에 일가견이 생기게 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들로부터 추상적인 목차를 추출하기 때문에 상향식 독서를 다른 말로 인풋 독서 또는 귀납식 독서이라고도 합니다. 


세번째는 하향식 독서입니다. 이는 상향식 독서를 통해 형성된 폴더를 기준으로 관련 태그를 수집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50~100권 정도의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일종의 목차, 즉 폴더가 생깁니다. 그때부터는 새로운 글쓰기 책을 읽어도 90% 이상이 기존에 알고있던 내용과 중복됩니다. 이것이 축적되면 나중에는 스스로 책을 한 권 쓸 수 있습니다. 추상적인 목차 아래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하기 때문에 하향식 독서를 다른 말로 아웃풋 독서 또는 연역식 독서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독서가들은 드라마 감상식 독서와 상향식 독서를 거쳐 하향식 독서로 발전합니다. 독자에서 작가로, 지식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진보하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흐름이 한쪽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생소한 분야를 공부할 때는 상향식 독서법으로 개념을 잡아야 합니다. 또 가끔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안정시킬 때는 드라마 감상식 독서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분야에 대해 지식을 생산하고 자 한다면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하향식 독서를 해야 합니다.


<상향식 독서법>


상향식 독서를 할 때는 기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록을 하지 않는 상향식 독서는 드라마 감상식 독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기록하지 않은 지식은 순식간에 산새처럼 날아갑니다. 기록은 수첩이나 노트에 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항상 휴대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새롭게 알게 된 모든 지식을 ‘워크플로위’라는 앱에 정리하고 있습니다. 독서록 폴더를 만들고 한 권의 책에서 20문장 내외의 태그를 수집합니다. 상향식 독서 단계에서는 목차나 구조화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수집한 태그들은 어차피 하향식 독서를 할 때 재구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 신경쓰면 독서가 노동이 되어 버려서 지속하지 못합니다. 전교 1등의 노트는 그렇게 아름답지 않습니다.


<하향식 독서법>


하향식 독서를 할 때는 정독보다 다독, 발췌독을 해야 합니다. 워크플로위에 태그, 즉 문장들을 수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폴더, 즉 목차가 형성됩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나 할까요? 목차가 형성되면 마치 자석처럼 관련 지식들이 모이게 됩니다. 그때부터 하향식 독서가 시작됩니다. 하향식 독서에서는한 권의 책을 너무 자세하게 읽으면 안 됩니다. 책 한 권에서 하나의 문장만 얻어도 괜찮습니다. 옆에 많은 책을 쌓아놓고 빠르게 훑어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목차에 살을 붙여나가야 합니다. 읽는다기보다는 스캐닝에 더 가깝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보를 찾는 작업과 음미하는 작업을 동시에 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책을 스캔할 때는 마치 병아리 감별사가 병아리를 감별하듯이 해야 합니다. 즉, 이 문장이 내 목표에 부합하는가? 아닌가? 하고 이진법으로 판단하면서 기계적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그 문장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 삶을 바꾸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건 나중에, 정보를 다 수집한 다음에 책을 쓸 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정보의 수집과 내면화를 분리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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