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꽃>
좁은 방 창문 틀에
차가운 콘크리트 갈라진 틈새에
이름 모를 꽃이 피었구나
너도 한번 살아보려고
훅 불면 날아가버릴
한 줌도 안되는 먼지모래를
고사리 뿌리로 움켜쥐고는
너도 이 봄을 기다렸구나
씨앗이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삶은 계속 된다오
틈새에 핀 저 꽃처럼 보잘 것 없지만
다른 풀 한 포기 위로해 줄 향기는 있소
틈새에 핀 저 꽃처럼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꽃피는 봄이 오면 웃음꽃을 피우리라
추운 겨울 맨땅에서
바람에 온 몸을 사무치면서
다음 봄을 볼 수 있을까
아침이 되도 해는 뜨지 않았다오
나 아직 살아있소
한 떨기 꽃이 되어 피어났다오
잎도 뜯기고 뿌리도 성치않지만
아직 향기만은 남아있다오
씨앗이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삶은 계속 된다오
틈새에 핀 저 꽃처럼 보잘 것 없지만
다른 풀 한 포기 위로해 줄 향기는 있소
틈새에 핀 저 꽃처럼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꽃피는 봄이 오면 웃음꽃을 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