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의 법칙

만물은 짝이 있고 짝은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Apr 27. 2020

우주의 12법칙에 들어가기에 앞서 ‘근본법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근본법칙이란 모든 법칙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가장 추상성과 범용성이 높은 법칙입니다. 근본법칙은 한 마디로 ‘대칭의 법칙’입니다. 대칭의 법칙이란 만물은 모두 대립쌍(짝)을 이루고 있고 대립쌍은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법칙입니다.

대칭의 법칙은 너무나 보편적이어서 세상 어디서나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적용되지 않는 것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먼저 신체를 볼까요? 눈도 2개, 콧구멍도 2개, 귀도 2개, 폐도 2개, 팔다리도 각각 2개씩입니다. 교감호르몬은 부교감 호르몬과 짝을 이루고 있고 여성호르몬은 남성호르몬과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입은 하나인 것 같지만 항문과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뇌도 좌반구와 우반구가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자연계도 마찬가지죠. 나비의 날개와 조개껍데기의 문양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꽃잎도 잎사귀도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산이 있으면 골짜기가 있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죠. 개념도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선이 있으면 악이 있고, 신이 있으면 악마가 있고 천국이 있으면 지옥이 있습니다. 그 밖에 동양의 태극사상을 비롯하여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모두 대칭의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짚신도 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대칭을 이루는 우주의 저울에는 몇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우선 새로 생기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왼쪽에 있는 것을 오른쪽으로 옮겨도 전체 양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나 ‘총량 불변의 법칙’ 등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저울의 양 변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주의 모든 것은 ‘인드라의 그물’이라고도 불리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우주의 그물은 동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립쌍의 어느 한쪽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시차를 두지 않고(심지어 광속을 초월해서) 즉시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칩니다. 서로 떨어진 한 쌍의 광자는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동시적으로 서로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대칭’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수학적인 정의에 따르면 ‘어떤 변환을 가했을 때 원래의 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삼각형은 120도 각도로 3개의 회전 대칭과 3개의 선대칭을 가지게 되죠. 정사각형은 4개의 회전대칭과 4개의 선대칭을 가지고, 원은 회전과 좌우상하반사에 대해 모두 대칭됩니다. 즉, 한 마디로 말해서 대칭이란 ‘어떤 변환(조작)을 가해도 변하지 않는 속성’을 말합니다.

12개의 법칙이란 12개의 변환(조작)을 의미합니다. 대칭의 법칙을 힘의 방향, 원인과 결과, 안과 밖, 긍정과 부정 등 12개의 대칭축으로 변환했을 때 여전히 동일성을 유지한다는 법칙이 ‘우주의 12법칙’입니다. 그렇기에 우주의 12법칙은 일종의 방정식과 같습니다. 아무리 우변의 것을 좌변으로 옮기고 좌변의 것을 우변으로 옮겨도 등호(=)로 이어진 균형은 깨지지 않습니다.

조금 더 쉬운 비유를 들자면 ‘대칭의 법칙’과 ‘우주의 12법칙’의 관계는 ‘빛과 무지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가시광선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7색의 무지개로 분화하듯이, 하나의 근본법칙이 12가지 대칭축을 통과하면 12개의 법칙으로 분화합니다. 이는 <우파니샤드>에서 말하는 브라흐만(범)과 아트만(아)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우주의 12법칙은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에티카>를 통해 마치 수학이 공리에서 법칙을 끌어내듯, 윤리학 체계를 세우고자 했습니다. 우주의 12법칙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본법칙(공리)’에서 ‘우주의 12법칙(공식)’이 나옵니다. 그보다 하위의 법칙들은 모두 ‘원리’라는 용어로 통일했습니다. 또한 각 파트도 이해하기 쉽도록 ‘정의 -> 사례 -> 원리 -> 적용’으로 일정한 구조에 따라 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