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절. Suffering & Solution(1)
(1) 문제 제기
5절. Suffering & Solution - 문제 및 해결책을 제시하라
4번째 단계인 Suffering & Solution에서는 고객의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Problem이 아니라 Suffering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문제가 항상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행동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한 가지는 좋은 것을 얻기 위함(쾌락 추구)이고 다른 한 가지는 나쁜 것을 피하기 위함(고통 회피)이다. Suffering은 이 상품을 쓰지 않으면 나쁜 점을 말해주고, Solution은 이 상품을 쓰면 좋은 점을 말해줌으로써 고객이 행동하게 한다.
5-1. 문제 제기
■ 문제 해결의 설득구조
예전에 판매자가 겪었던 문제는 지금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다. 이전 단계에서 형성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Suffering & Solution에서는 드디어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한다. "찜질방 못 가서 답답하시죠? 우리 집 홈 사우나로 찐-힐링하세요" 위 짧은 카피 안에도 문제(찜질방 못 가서 답답하시죠?)와 해결책(우리 집 홈 사우나로 찐-힐링하세요)이 모두 드러나 있다. 문제와 해결책은 1대 1로 대응된다. 둘을 따로 떼어놓고 다루기 어려워서 다소 분량이 길어지더라도 한 단계로 묶었다.
■ 아기 띠 가드 사례
"설마, 그냥 외출하세요? 환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오늘, 갓 태어난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울 수 없다면, 어디보다 안전한 엄마 뱃속에서 다시 키울 수 없다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집을 만들 순 없을까요? 어제, 언제 어디서나 숨 쉬는 아기 띠 가드 하세요!" 한스펌킨 아기 띠 가드의 Suffering & Solution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화된 현실을 문제로 제기하고,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집을 해결 상태로 제시한 후, 해결 방법으로 상품을 제안한다. 문제, 해결, 방법의 순서다.
■ 샌드위치 스토리
3단계인 Real Storytelling이 주로 판매자 차원의 문제 해결 스토리였다면 3단계인 Suffering & Solution은 고객 차원의 문제 해결 스토리다. 하나의 카피에는 스토리텔링이 3번 들어간다. ①고객의 스토리(Exiting News)에서 고객은 성공스토리에 감정 이입한다. ②판매자의 스토리(Real Storytelling)에서 고객은 판매자와 자신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신뢰한다. ③고객의 스토리(Suffering & Solution)에서 고객은 문제와 해결책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이렇게 고객 – 판매자 – 고객으로 구성된 샌드위치 스토리는 고객을 쉴 틈 없이 카피에 몰입시킨다.
■ 문제의 심화
문제의 심화는 세분화, 시각화, 연쇄화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얼굴에 심각한 흉터가 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자존감이 떨어지고,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며,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문제의 세분화). 이러한 문제들은 간단히 언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다. 예를 들면 소개팅에 나갔는데 상대방이 불편하게 쳐다보는 모습을 그릴 수 있다(시각화). 그뿐만 아니라 나중에 흉터를 지우기 위해 추가적인 시술을 해야 하거나, 외모가 중요한 직종에 취업이 제한될 수도 있다(연쇄화). 문제가 별로 심각해 보이지 않은가? 세분화, 시각화, 연쇄화하라.
■ 문제의 세분화
하나의 문제는 여러 장면으로 세분된다. 하나의 장면은 다시 부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인 정서로 구성된다. 페이크삭스는 목이 아주 짧아서 안 신은 것처럼 보이는 양말이다. 기존의 페이크삭스를 신으면 단순히 '불편하다'로 멈추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 불편하고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첫째, 뒤꿈치 부분이 잘 벗겨져서(부정적인 상황1) 모처럼의 외출에 짜증이 난다(부정적인 정서1). 둘째, 발등에 자국이 남아서(부정적인 상황2) 발등이 가렵다(부정적인 정서2). 셋째, 한번 빨면 확 줄어들어서(부정적인 상황3) 돈이 아깝다(부정적인 정서3). 이렇게 문제를 세분화하면 그중에 고객이 공감하는 부분이 생기고 그것이 구매 포인트가 된다.
■ 문제의 시각화
문제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시각화해야 한다. 치약 광고는 충치균을 악마처럼 생긴 캐릭터로 묘사한다. 뿔이 난 난쟁이들이 입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린 잇몸을 삼지창으로 찔러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의인화해서 시각화한 것이다. 단순히 ‘이를 닦지 않으면 충치가 생깁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충치균이 활동하는 모습을 의인화해서 보여주고, 어떻게 치아가 썩는지 시각화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실물로 보여주기 어려울 때는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하기도 한다. 카피라이팅으로 표현할 때는 시각적인 단어를 활용해서 고객이 그림을 그리듯 상상하게 하여야 한다.
■ 문제의 연쇄화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1차적 문제라면 그로 인해 유발되는 2차적 문제는 무엇일까? ‘성적이 떨어진다’,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중요한 미팅에서 실수를 한다’ 등이 나올 수 있다. 만약 ‘성적이 떨어진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을 것이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꿈을 이루는 길을 좀 더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문제의 연쇄화이다. 만약 우리가 집중력을 높여주는 영양제를 판매한다면 문제 제기를 ‘집중력 저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입 실패’ 또는 ‘꿈을 이루기 어려움’까지 밀고 나아가야 한다.
■ 문제의 3가지 종류
도널드 밀러는 『무기가 되는 스토리』에서 문제를 외적 문제와 내적 문제, 그리고 철학적 문제로 나누었다. 외적 문제는 물리적이고 눈에 자주 보이는 문제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 물이 새는 파이프, 다락방의 개미떼 등이 그것이다. 외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상품의 기능(Feature)이다. 정찰제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중고차 업체는 ‘좋은 중고차를 구하기 힘들다’는 외적 문제를 해결해 준다.
내적 문제는 심리적이고 눈에 안 보이는 문제다. 컴퓨터에 대한 위압감, 자신의 집이 허름하다는 부끄러움, 개미떼에 대한 소름 끼침 등이 그것이다. 내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상품의 혜택(Benefit)이다. 정찰제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중고차 업체는 개인 간 직거래보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 ‘흥정의 피곤함’과 ‘사기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내적 문제를 해결해 준다.
철학적 문제는 개인을 넘어선 사회 전체의 행복과 관련된 문제다. 착취당하는 제3세계 노동자, 파괴되는 지구 환경 등이 그것이다. 철학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상품의 사회적 명분, 즉 대의명분이다. 신차를 구매하면 생산과정에서 동반되는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것과 같다. 중고차를 구매하면 추가적인 자원의 낭비가 없으므로 철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외적 문제, 내적 문제, 철학적 문제는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 기존 제품의 한계
때로는 문제를 명확하게 제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딱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랑, 과시욕, 소유욕 등의 감정을 느끼는 데 필요하다. 그럴 때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밝혀주면 된다. 기존의 다이아몬드 브랜드의 원석이 기준치 이하라면 문제가 된다. 숙련되지 않은 장인이 세공한다면 문제가 된다. 유통에 거품이 많다면 그것도 문제가 된다. 요컨대 기존 제품의 한계가 곧 문제점이 되는 것이다. 논문이 기존 논문의 한계점에서 논의를 출발하듯이, 새로운 제품도 기존 제품의 한계점에서 탄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