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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피 Jan 08. 2023

0. 지난한 삶의 길 위에서

수 많은 삶 속 나의 이야기

살다보니 사회생활도 어느새 훌쩍 10년을 넘었고, 그동안 힘껏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몇 년째 제자리인 느낌입니다. 어느새 국가가 지정한 청년의 나이가 지나버렸죠. 한 인생의 길에서 아직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쥐어짜도 더이상 달릴 힘이 나지 않는 순간이 왔고, 오히려 뒤로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가 앞으로 달려나갈 때 멀어지는 그 등판만 바라보다 절망으로 주저 앉고 싶을 때가 수십, 수백번,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포기하고 나는 그저 내가 있는 자리에서 안온하게 지내고 싶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주저앉아 바닥만 바라본다고 해도 평안한 것은 아니었죠. 내가 처한 현실에 불안감이 하나 둘 씩 더해졌습니다.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은 황폐화가 되고, 저기 멀리 앞서나간 사람들의 공간은 치열하지만 그만큼 풍요로운 땅이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나 역시도 그들의 치열한 사회 속에서 있어야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이었죠.

저는 뛰다 주저앉아 숨 고르기를 여러 번, 목마름에 물을 찾아 쉬고 다시 출발하기를 여러 번, 계속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에너지가 모자란 탓에 죽을 것 같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멈춰 쉬어도 뒤돌아 보면 얼마 전진하지 못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았을까'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내야 하지'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어찌할 도리를 모르고 힘겨운 버티기의 진흙탕에 빠져버렸습니다.


오랜 시간 괴로워 하다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숨을 몰아 내쉬면서 힘겨운 그 시간들을 괴로워하는 대신에 오랫동안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느리지만, 극도의 괴로움과 회피하는 감정에 훼손되어 버린 나를 위로하고 비어버린 마음을 채워나가면서 천천히.

삶이 지친 내가 지속적으로 나의 인생을 살아내고 싶어서, 그러고 싶어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뛰는 동안 주변은 돌아보지도 못하고, 주저 앉아서 뒤를 돌아보며 이미 지나가버린, 놓쳐버린 것들을 바라보는 허망함과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 이제는 천천히 걸으면서 나를 돌보고 주변을 살피며 그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의 생각과 감정을 찬찬히 털어놓고,

일상의 이야기를 인생의 시간에 켜켜이 쌓으면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미래를 걸어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해나가려고 합니다.


멈춰서고 싶은 당신에게 들려드리는 나의 이야기

천천히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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