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여유를 추구할까?

Show me the money

by 맥신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유를 좇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유가 찾아오면 불안을 느낀다.

여유가 대체 무엇이기 때문에 그렇게 갈망할까?


우선 한국어로 여유라는 말은 물질/공간/시간적으로 넉넉한 상태라는 뜻이다. -한 상태라는 뜻이기 때문에 어떠한 대상을 꾸미는 말, 형용의 말로 쓰여야 자연스러울 것이다. 여유로운 삶이라든지 여윷돈처럼 말이다.


하지만 여유는 그 자체가 대상이 되어 여유가 있네 없네 하며 명사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때 여유란 실체가 없고 추상적이다.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찌 보면 신기루 같은 것이다.

여유.png

챗 GPT가 생각하는 여유에 대한 표현이다. 그림이 좋아 대단해 보이지만.. 한편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원하는 여유가 이런 건 아닐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형용사로 쓰이는 여유로운에 대한 번역은 Relaxed부터 시작해 맥락에 따라 번역될 수 있다. 여유라는 말은 그렇게 형용하는 뜻으로 쓰이는 게 더 적절한 것 같고 위 그림도 여유로운 '시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인 '여유'의 경우 명사로 번역될만한 영어 단어라면 extra, margin 정도가 될 것이다. 추가로 있는 것이고 남아서 버릴 수도 있는 그런 정도의 것이다. extra나 margin 같은 단어에서 우리 한국어 사용자들 간에 공유하고 있는 'wanted something'이라는 정서가 강하게 묻어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일본어의 경우, 여유가 ゆとり라고 번역된다고 하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도 자주 쓰는 말인 유도리이다. 유도리도 뭐 있으면 좋지만.. 갈망의 대상까진 아니라고 본다.


그럼 우리 사회에서 여유는 무엇이고 왜 그토록 여유를 원할까?

거의 40년 가까이 우리나라에서 산 개인의 주관적 입장에서 답해보자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여유가 아니라, 부유이다. 부는 재산인데 많은 재산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여유는 겸손하게 둔갑된 부유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가져보진 않았지만, 여유는 불안과 함께 할 것 같다.